'원샷' 정당의 좌충우돌 경선기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10.15 11:07
14일 '원샷 경선'에 이어 15일 후보자 지명대회를 치르는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에서 대선 후보선출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0일이다. "우리당은 '원샷'을 좋아한다"(이낙연 대변인)는 말처럼 짧은 시간동안 할 건 다 했다. 그 과정을 되짚어본다.

지난 8월 5일 신당은 대선을 위한 정당이라는 비난을 뒤로 하고 닻을 올렸다. 열린우리당·중도개혁통합신당 탈당파와 손학규 후보 등이 모여 만든 터를 다졌다.

닷새 후엔 열린우리당을 흡수합당, 의석수 143석의 원내 1당으로 자리매김한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두 당이 국민경선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이 대변인)며 대선에 방점을 찍었다.

창당 후 한달 만인 9월 5일 난립하던 후보를 걸러내기 위한 '컷오프'(예비경선)가 실시됐다. 그 결과 추미애·천정배·신기남·김두관 네 후보의 중도 탈락.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본경선 티켓을 거머줬다.

5명의 후보는 이내 3명으로 압축됐다. 첫 지역 본경선 하루전인 14일 이른바 '친노'계의 이-한 후보가 합쳤고 단독주행을 선언했던 유 후보도 15일 제주·울산 경선 직후 낮은 득표율에 눈물을 보이며 친노 단일화에 가담했다.

앞서 9월 3일에는 당명을 둘러싼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명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서울지방법원에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게 받아들여진 것. 이 때문에 신당은 한차례 망신을 당하고 '민주신당'이라는 약칭을 버렸다.

순조로워보였던 경선이 틀어진 건 16일 강원·충북 경선. 정 후보가 측근인 이용희 의원 지역구(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70%대의 몰표를 받으면서다. 손·이 캠프에선 '박스떼기' '버스떼기' 등의 온갖 용어를 동원하며 정 후보를 맹공격했다.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도 공방에 기름을 부었다.

절정은 손 후보의 칩거 사건. 19일 TV토론에 돌연 불참한 손 후보는 이틀간 잠행하다, 21일 캠프 해체와 함께 복귀를 선언한다. 손 후보는 경선 중단은 부인했지만 공식 일정에는 계속 불참했다. 당 안팎에선 경선 파행의 목소리도 새어나왔다.


그 와중에 29일 광주·전남, 30일 부산·경남 경선에서 정 후보가 잇따라 1위를 하며 앞서가자 10월 2일 자정, 손-이 후보는 회동을 갖고 경선 잠정 중단을 요구한다. 그 결과 나온 게 바로 '원샷경선'.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당 지도부의 묘안(?)이다.

정 후보가 5일 이를 수용하면서 경선 파행은 봉합됐지만 예정됐던 전북·인천·경기 합동연설회는 모두 취소된다.

또 6일에는 명의도용과 관련, 경찰이 정 후보 측 캠프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캠프 관계자들의 저지에 불발로 끝났다.

경선 후반전 또하나의 이슈는 '모바일(휴대전화)투표'. 당 입장에서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손 후보가 연승한데다 투표율도 70%를 웃돌면서 죽어가던 경선을 살려냈다는 평가다.

말 많고 탈많았던 신당 경선은 15일 후보자 지명대회로 막을 내린다. 최종후보는 16개 시도 경선과 3번의 모바일투표, 여론조사(10%)를 합산한 결과를 토대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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