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랠리+무역흑자'..과열 불안 고조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7.10.14 14:39

인민은행 지준율 8번째 인상..13%로 10년래 최고수준

중국 경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25일부터 은행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현행 12.5%에서 13%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근 10년래 최고 수준이자 올해 들어 8번째 인상이다.

인민은행이 금리와 함께 지준율을 거듭 인상하고 있는 것은 물가 상승과 경기 과열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앞선 7번의 지준율 인상과 5번의 금리 인상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 듯 하다.

◇ 무역흑자 '너무 많아' 고민이네

인민은행의 진정 노력에도 불구, 중국 경제는 3분기 역시 11%를 상회하는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음주 통계 발표에서 중국 정부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11.5%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장세의 원동력은 대미, 대유럽 수출 호조이다.

1~9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 급증한 185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흑자액 1775억달러를 뛰어넘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세를 기록한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말 현재 1조43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세계 최대이자 사상 최고 수준이다.

고성장세와 이에 따른 외국 투자 증가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8월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 1996년 12월 이후 가장 빠른 오름세다.

물가 오름세는 3개월 연속 중국 정부의 제한선을 상회했다. 중국 정부가 당초 내세웠던 3%(연률 기준) 물가 성장은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홍콩 CFC세이무어의 수석 투자 전략가 다리우스 코발직은 중국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주목하고 있지만 "(물가는) 이미 지난 여름 (정부의) 손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이 수반하는 더 큰 문제는 경제에 거품이 끼는 것이다.

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뛰어오를 경우, 저축률은 떨어지게 된다. 은행 이율보다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은행에 돈을 맡겨둔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은행 예금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금은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곳으로 모여들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다. 하지만 모든 자금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경우, 가격은 실제 가치 이상으로 뛰게 되고 결국 시장 과열과 거품으로 이어진다.

중국 경제에서도 최근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월 가계저축은 전월 대비 418억위안 감소한 반면 이 기간 선전과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은 각각 20.8%, 12.1% 각각 폭등했다.

◇ 위안화 절상 압력은 가중되고

금리 인상 등 금융시스템을 통한 경기 진정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라 위안화 절상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중국이 만약 (추가적인) 환율 인상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경제 전체의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환율이 (중국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경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절상은 외국제품의 수입가를 떨어뜨려 소비자 물가 인상 압력을 덜어줄 뿐 아니라 무역 흑자 증가세를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 움직임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페그제를 폐지한 2005년 7월 이후 위안화는 고작 10% 오르는 데 그쳤다. 위안화/달러 환율은 12일 현재 7.556위안을 기록했다.

대중무역에서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나름의 이유로 지속적인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대중무역 적자가 크게 늘어난 유로존 13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번주 위안화 절상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 증가세는 미국 내 경기 불안과 중국산 제품 안전성 논란 등으로 둔화된 반면 대EU무역 흑자는 유로 강세와 유럽 경기 호조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월 중국의 EU수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대미수출은 16% 증가에 그쳤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 입장에선 물가 안정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통한 미국, EU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방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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