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0.13 11:39

장중 배럴당 84불 돌파…100달러 가는 신호탄인가

다시 돌아온 유가의 상승기세가 무섭다. 지난 8일 70달러대로 하락하면서 한풀 꺾인 것으로 판단되던 국제 유가가 12일(현지시간) 다시 무서운 상승 기세를 보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신호탄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유가 상승세는 미국 원유 재고의 예상밖 감소와 터키의 이라크 침공 우려, 추운 날씨로 인한 난방유 소비 증가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오히려 167만배럴 감소했다는 발표는 이틀째 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터키가 반군 소탕을 명분으로 북부 이라크 유전지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점도 지정학적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질 경우 이라크 원유 수출은 상당정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0.73%(61센트) 오른 배럴당 83.69달러를 기록,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유가는 장중 한때 84.05달러를 기록, 지난달 20일 장중 최고가인 83.9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정제시설 유지보수에 따른 석유제품 생산 감소로 정점에 도달했던 국제 유가는 10월 이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 원유 재고감소, 달러가치 하락, 지정학적 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꼬이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1980년대 초반의 배럴당 90달러(현재 가치로 환산한 수치)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도 실제 가치는 이전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다.


MF 글로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존 킬더프는 "겨울을 앞두고 원유 공급이 충분치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면서 "유가 하락 기대감은 경기 둔화에 기초한 것이지만, 최근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기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는 2002년 20달러 수준에서 4배 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급증하는 수요와 제한된 신규 생산이 유가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유가가 급등하지 투기 세력까지 끌여들였고, 이는 유가 상승세를 더욱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요확대, 생산한계, 투기수요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가가 80년대 초반 수준을 뛰어넘어 연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8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유가가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피맷의 에너지 리서치 헤드인 안트완 하프는 "최근 유가 강세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과 정유사들의 유지보수가 끝나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충격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전과는 다른 경제 펀더멘털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올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배럴당 80달러 유가 수준에도 경기침체를 비롯한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는 것이 경제 체질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라는 신천지에 올라설 경우 이는 투자 심리를 크게 악화시켜 증시 하락의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유가 폭탄이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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