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급락, 亞증시 조정 빌미될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0.12 08:33

연일 급등으로 체력 고갈된 아시아 증시에 충격파 우려

중국의 인터넷 공룡 '바이두'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이머징 시장 조정 빌미가 될 것인가.

고공 행진하던 뉴욕 증시가 생뚱맞게 '바이두'로 인해 곤두박질 치면서 이머징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두의 실적 전망 하향이 기술주 매도를 불러일으켜 이른바 거대 뉴욕 증시를 침몰시킨 '나비효과'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나머지 이머징 시장의 후폭풍도 우려되는 시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바이두 후폭풍이 최근 계속된 급등으로 인해 체력이 고갈된 이머징 증시에 조정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아시아 증시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증시는 연5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하이 종합지수가 5900선을 돌파했으며, 홍콩증시는3일 연속 신고가를 기록하며 항셍지수가 2만9000선을 돌파했다.

FT는 아시아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증시에 대해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지금 아시아 증시의 과열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조정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부각시켰다.

특히 이날 이머징 시장의 대표주자인 중국 증시 기업인 바이두 충격이 이머징 시장 증시 조정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시켰다.

인터액티브 브로커스의 시장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윌킨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에서는 투자자들이 바이두와 유사한 기업들에 돈을 쏟아붇고 있다"면서 "바이두로 인한 뉴욕 증시 급락이 단기적인 조정장을 불러일으키는 '모닝콜'(wake-up call)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두는 그동안 중국의 구글로 불리며 승승장구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이머징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 미칠 충격은 더 클 전망이다. 그리고 중국 시장이 글로벌 이머징 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때 그 파괴력은 엄청나게 클 전망이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아시아 증시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 항생지수는 올들어 46% 급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만9000선을 돌파했다. 또 한국 코스피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를 비롯해 호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머징 시장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주식 펀드의 이머징 마켓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 이머징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전세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변경 현상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앱솔루트 스트래터지 리서치의 글로벌 투자전략가인 데이빗 보워스는 "투자자들은 미국 신용경색이나 미국 성장률 둔화가 나머지 전세계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며 주식이 여전히 싸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요인이 아시아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증시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HSBC 아시아 태평양 주식 투자전략가인 게리 에반스는 "최근 이머징 시장의 주가 상승세는 우려스러울 정도"라면서 "홍콩 항생지수의 경우 주가수익률(PER)이 21배에 달해 지난 2000년초 기술주 거품이 발생하기 직전 미국 주식 PER의 바로 문턱까지 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에반스는 "거품이란 단어는 매우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어감을 갖고 있지만, 홍콩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급등은 아무래도1980년대 일본을 상기시키게 만들고 있다. 중국이 아무리 빨리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 최대 시가총액 은행이 중국 공상은행, 세계 최대 항공사가 중국항공, 세계 최대 보험사가 중국생명, 세계 최대 텔레콤 회사가 중국이동통신이라는 사실은 아무리봐도 정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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