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곤두박질, '바이두 나비효과?'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0.12 06:36

J.P모간 실적하향 "울고싶을때 뺨때린 격"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시선이 '바이두'라는 이름에 집중됐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장마감을 앞두고 순식간에 200포인트 급락하는 '롤러코스터'장세의 방아쇠를 당긴 주역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바이두의 주가하락이 기술주 전체, 나아가 뉴욕 증시 전반의 '매도폭풍'을 초래했다는 '나비효과'가 이날 뉴욕 증시의 화두가 됐다.

바이두의 주가하락은 JP모간의 분석 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 딕 웨이는 이날 "인터넷 데이터 센터 몇개를 폐쇄하려는 바이두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올해 바이두의 매출과 성장률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 홍콩사무소의 애널리스트인 웨이는 이같은 근거를 들어 바이두의 3분기 매출 전망을 6790만달러에서 6570만달러로 낮췄다.

켈모어 스트래티지 펀드의 매트 켈몬애널리스트는 "(JP모간의 보고서는) 최근 강세를 보여온 기술주에 충격을 줬고, 월가 전반의 투자심리를 가라앉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JP모간의 보고서는 이처럼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JP모간은 바이두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전망을 유지하고 투자의견역시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인터넷 데이터 센터의 서비스는 11,12월 경이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매출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가 지난 8월 한달간 전세계 웹사이트의 검색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두는 전 세계 검색엔진(포털)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이다(1위는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 한국의 네이버는 5위이다)


바이두는 올해 도쿄와 상하이에 지사를 설치하는 등 세계 1,2 위 검색업체인 구글과 야후의 이 지역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왔다.
이같은 확장세를 바탕으로 바이두 주가는 미국증시에서 올해들어 세배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71억달러에 거래량 400만주 수준의 중국기업 바이두가 미국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줬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을 실현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JP모간의 보고서는 "울고싶을때 뺨때려준 격"이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높다.

실제로 이날 주가급락에는 '바이두' 뿐 아니라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유통기업들의 실적악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유럽 중앙은행(ECB) 운용위원회의 악셀 베버 위원은 이날 뮌헨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통화정책은 최우선 임무(인플레이션 억제)를 방기할 수 없다"며 긴축정책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주요 유통기업들의 '9월 동일점포 매출'을 통해 소비위축과 이로인한 실적부진이 확인되면서 증시의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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