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최고점' 찍고 일제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0.12 05:50

실적 경계, 인플레이션 우려에 '바이두' 촉매

뉴욕증시가 실적악화 우려와 금리인상 경계감 등이 겹치면서 급락했다.
금융시장 충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탓에 최근 강세를 보였던 기술주들이 하락의 선두에 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63.57포인트(0.45%) 떨어진 1만4015.12를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전날에 비해 8.06포인트(0.52%)하락한 1554.4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39.41포인트(1.40%) 내린 2772.20으로 장을 마쳤다.

2시간만에 200p 급락 '롤러코스터'

장초반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갔던 뉴욕증시는 오후2시 무렵 상승세가 꺾이더니 장마감때까지 하락을 지속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초반 1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장중 사상 최고가인 1만4198.1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시간 남짓 동안장중 최고가 대비 200포인트 하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이자 유럽중앙은행(ECB) 운용위원인 악셀 베버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이 중국의 검색엔진회사 바이두의 매출 전망을 6790만달러에서 6570만달러로 낮추면서 기술주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냉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구글과 야후 애플 주가 역시 약세를 보였다.

제퍼리스&컴퍼니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간은 "기술주 펀드들이 오후 2시를 전후 물량을 대거 내다팔면서 시장이 급락반전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 선전 불구 유통주 저조

장초반 뉴욕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월마트였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이날 3분기 순이익 예상치를 종전의 62~65센트에서 66~69센트로 올렸다. 월마트의 9월 동일점포 매출은 1.4% 늘어나는 데 그쳐 월가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월마트는 그러나 10월 동일점포 매출은 2%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호재를 바탕으로 월마트 주가는 전날에 비해 2.8% 오르며 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여타 유통관련주의 실적은 부진했다. 39개 주요 유통업체들의 9월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대비 1% 상승하는데 그쳐, 지난해(3.9%)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JC페니 주가가7% 급락했고, 타깃 역시 1.7% 내렸다.

이날 지수 급락반전의 선두는 기술주가 차지했다. 연일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던 구글 주가가 저날에 비해 0.84% 떨어진 620.11달러로 마감했다. 아마존닷컴은 5.5% 급락했으며 애플 역시 2.1% 하락했다. 리서치 인 모션도 5.0% 내려앉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1.2% 하락했다.

기술주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중국 검색기업 바이두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JP모간은 이날 중국의 검색엔진회사 바이두의 분기 매출 전망을 6790만달러에서 6570만달러로 낮췄다. JP모간은 바이두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전망을 유지하고 투자의견역시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팔자'를 촉발시켰다는게 월가의 분석이다. 이날 바이두 주가는 전날에 비해 10.02% 급락한 308.78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주목을 받는 기술주의 급락은 여타 종목과 업종으로 확산돼 '도미노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제너럴 모터스가 노조와의 4년간의 고용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으로 4.9%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지만, 다우 30종목 가운데 23개가 하락마감했다. 전날 신형항공기 787드림라이너의 인도 지연을 발표한 보잉은 이날도 2.4% 하락했다..

인플레압력→금리인하 우려 제기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로인한 금리인하 가능성의 충격이 바다를 건너왔다.
유럽 중앙은행(ECB) 운용위원회의 악셀 베버 위원은 이날 뮌헨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통화정책은 최우선 임무(인플레이션 억제)를 방기할 수 없다"며 긴축정책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버총재는 "수개월내에 유로 지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되는만큼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관련 지표는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거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시화할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입물가상승세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화시킨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대비 1만2000명 감소한 30만8000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월가 전망치인 31만5000명을 밑도는 것이지만 고용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화 약세의 영향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7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상무부는 11일 8월 무역수지 적자가 576억달러로 전월보다 2.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이며 월가 예상치 590억달러를 밑도는 결과다.
같은 기간 수출은 전월대비 0.4% 증가한 1383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수입은 1959억달러로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자동차 및 가구 수입이 크게 줄었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9월 수입물가 상승률(전월대비)은 1.0%를 기록, 전월의 -0.3%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83달러 위로 올라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전날에 비해 1.75달러, 2.2% 오른 83.05달러로 마감했다.

미 에너지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 원유 재고가 지난주말 현재 전주에 비해 167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WTI는 이날 장중한때 83.67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83.90달러까지 상승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유가는 이달들어 처음으로 83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당초 원유 재고는 108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2. 2 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노숙자, 돈벼락 맞았다…"수천만원 돈쭐"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베트남 두리안 싹쓸이 하더니 돌연 "수입 안해"…중국 속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