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北은 동반자..타도의 대상 아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07.10.11 19:24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가장 어려웠던 상황은 우리는 실용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데 북쪽은 근본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이 사고방식의 차이가 제일 어려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 당시 가장 어려웠던 고비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노 대통령은 "첫날 가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할 때) 서두에서 몇 가지 포인트만 얘기하고 '좀 실용적으로 갑시다. 근본적인 문제를 자꾸 제기하는데 어려운 것은 뒤로 미루고 쉬운 것부터 먼저 풀어 갑시다. 관념적인 것보다는 실제적인 것을 먼저 좀 해갑시다' 이렇게 얘기했더니 내 얘기에 대한 대답은 없고 말씀자료 끄집어 내더니 한장 한장 슬금슬금 보면서 또박또박 읽는 것은 아니고 조목조목 얘기해 나가는데 대부분 근본의 문제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민족끼리, 그 다음에 우리 민족끼리 해야 되는데 안 했던데 대한 유감, 성지, 법적 장애 이런 얘기들이 쭉 나오는데 그 점이 참 어렵게 느껴졌다"며 "아, 정말 과연 대화를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만찬 때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소상한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는 별 거부감 없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듣긴 하는데 딱 걸리는 것은 '개혁' '개방' 이 두 가지만 나오면 딱 건다"며 "그래서 내가 '개혁, 개방 얘기 계속하면 남북간에 대화의 통로가 굉장히 곤란해지고 막히겠구나' 싶어서 개혁, 개방에 대한 얘기를 했던 거다. 그런 인식의 차이 그런게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제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많이 했다"며 "'왜 우리 민족끼리 좀더 잘 안하냐'는 질문에 '우리 민족끼리, 아주 좋은 생각이지만 국제적인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우리 민족끼리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그런 설명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세게 경제에 깊숙이 편입돼 있고 개별 기업 하나하나의 거래가 전부 국제적인 관계의 영향을 받게 되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끼리라는 것은 현실에 적용해 보면 남북간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 우리 민족끼리의 염원"이라며 "그래서 국제적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예를 들어 쭉 설명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에 대한 인식을 우리가 근본적으로 우리가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을) 타도할 수 있나. 우리가 승리할 대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북한은) 밉거나 곱거나 같이 갈 수밖에 없는 동반자"라며 "옳을 때는 같이 가고 그를 때는 같이 안 가고 또 말이 통할 때는 같이 가고 말이 안 통할 때는 같이 안가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그런 처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옳지 않을 때도 대화를 통해 옳은 방향으로 밀어가고, 말이 안 통할 때도 통하게 만들어야 되는 그런 처지에 있는 상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왜 북쪽에 가서 이것도 안 받아왔냐'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만 우리가 숙명적인 관계를 피할 수 없는 것이고 그러므로 끊임없이 설득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데 신뢰 없이 설득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신뢰라는 것은 결국 참는 것이다. 할 말도 좀 참고 하기 싫은 일도 좀 하고 이렇게 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싸움이 날말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쉬운 것부터 먼저 풀어나가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 퇴임 후 방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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