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외교' 집착하는 이명박, 왜?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10.11 17:39

대선전 러·중 방문 재추진..유력후보 '상징성' 획득 속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평소에 늘 강조하는 게 있다. 현대건설에 다니던 시절 온 세계를 다니며 '경제 외교관'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 후보의 각종 연설회와 간담회에는 경제인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경험담'이 빠지지 않는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 중동의 건설현장, 심지어 아프리카의 오지를 누비며 국제 감각을 익히고 국가 브랜드를 홍보했다는 '일화'들이 주다.

실제 이 후보는 CEO 시절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 등과 두터운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세계적으로 저명한 정치인들이다.

특히 최근에는 '상상력의 귀재'라는 별칭을 얻은 두바이 셰이크 모하메드와의 친분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때가 많다. 외교 당국이 성사시키지 못한 두바이 셰이크의 방한을 이 후보가 비공식적 경로로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처럼 '경제 외교관'을 자처하고 나서는 이유는 뭘까.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취약점인 '외교' 분야를 보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해외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대세론'을 굳히려는 속내도 없지 않다.

그래서일까. 이 후보의 '4강외교'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로 한바탕 '소란' 일었지만 대선 전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한반도 주변 4강 방문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근은 11일 "미국 방문에 사정 변경이 생겼지만 경제외교, 자원외교를 한다는 방침엔 변화가 없다"며 "4강외교를 재추진하고 있고 특히 러시아, 중국에 방점을 둔 해외 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전날 출범한 선대위 공동 위원장에 임명된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 등 외교.안보 전문가가 수혈된 만큼 외교력 보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4강외교'를 추진하기에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많다. 이날로 대선까지는 정확히 68일 남은 상황. 여권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4일부터는 본격 대선전이 시작된다.

17일부터 국정 감사가 진행되는 등 정치 일정도 빡빡하다. 더욱이 지방 선대위 발대식에 '표 사냥'을 위한 지방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벅차 해외 방문은 '언감생심'이란 말도 나온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무리하게 해외 방문을 추진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국내에서 대권 행보를 하는 게 낫다는 당내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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