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시중유동성 증가세 더 감속돼야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7.10.11 19:37

(종합)성장률 4.5% 이상될 것..KIC 자산 증대에 '반대' 입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시중 유동성 과잉문제에 대해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증가속도가 더 감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시중 유동성의 폭증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경제가 예상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안도 점차 진정되고 있어 콜금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도 실물경기가 견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물가도 여전히 2%대 초반에서 안정돼 있다고 밝혀 콜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시중 유동성 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물가 상승 요인도 잠재돼 있어 콜금리 변동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들다.

◇경제성장율 4.5% 이상=이 총재는 11일 금통위 회의가 끝난 후 서울 남대문로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난 7월 4.5%정도로 발표한 바 있는데 이 보다 조금 더 올라갈 것”이라며 “4.5%보다 올라가 4.5%~5.0%사이 중간쯤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 3/4분기 성장속도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 빨랐다”며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지표도 개선되고 있고 물가도 기조적으로는 안정세”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한은은 향후 경제전망 역시 낙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수출은 여전히 호조를 보일 것이고 소비수요도 비교적 견실하게 이어져 경기상승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과 서브 프라임 사태가 완전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미 주택경기가 소비시장에 미칠 영향이 안정되기까지는 내년은 지나야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여기에 국제유가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에 영향을 줄 불확실성도 아직 상당히 남아있다”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시중 유동성 문제 여전=특히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던 시중 유동성 과잉 문제는 여전히 진전이 없어 한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총재도 “유동성 상황은 아직 그 증가속도가 뚜렷이 둔화되는 기미는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감속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지 7, 8월 연속 콜금리를 인상한 후 은행 여수신 금리 등은 상당 수준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점차 영향을 주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유동성 증가속도가 둔화돼다고 확실히 잡히는 것은 없지만 서서히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위안을 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유동성 증가에 영향미치는 요소가 금리 하나만은 아니다”며 “금리도 통화당국이 목표로 삼는 콜금리와 실제 은행의 여수신 및 채권금리들이 비례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적정 외환보유액 2500달러면 충분=이 총재는 “외국환평형기금이 한은에 위탁한 것까지 포함해 외환보유액이 2500억달러 가량인데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라며 “그러나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어떤 위기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이날 홍석주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KIC 운용자산을 늘리기 위해 한은 및 재정경제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합의한 바 없다”며 불쾌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총재는 “KIC쪽에서 운용자산 규모를 키웠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그동안 여러번 있어왔던 얘기”라며 “그러나 한은은 거기에 합의했다거나 한 것이 없으며 더 이상 말할 게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국고펀드 설립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국고펀드를 설립할이지 말 지를 한은이 직접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이자를 지급해서 만드는 국고펀드는 외국에도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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