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급부상…삼성 후계구도 바뀌나

오동희 강기택 김진형 기자 | 2007.10.10 17:10

'화학 계열사는 서현씨 몫' 관측 엎고 삼성석화 최대주주로

이건희 회장의 맏딸인 부진씨가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삼성의 후계 구도와 지배구조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진씨가 최대주주가 된 삼성석화를 중심으로 화학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부진과 둘째딸인 서현씨간의 역할 배분 등에도 변화가 오는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
◇뜻밖의 부진씨 급부상= 이부진 상무와 삼성물산의 삼성석화 지분 취득 이후 삼성석화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삼성전자가 분점하던 형태에서 삼성물산과 이 상무쪽으로 급격히 무게 중심이 쏠리게 됐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포함, 그룹의 여러 계열사에 출자한 중립지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상무의 위상 강화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삼성 안팎에서 화학계열사가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인 서현씨에게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는 점에서 부진씨가 삼성석화의 최대주주가 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석화의 삼성물산과 이 상무의 지분은 60.45%에 달한다. 반면 서현씨가 몸 담고 있고 삼성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삼성석화 지분을 보유했던 제일모직(21.4%)은 3대 주주로 내려 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현씨가 제일모직 패션쪽, 서현씨의 남편인 김재열 상무가 제일모직 케미칼 사업부를 맡고 있어 삼성 화학계열사들은 서현씨와 남편에게 갈 것으로 예상했다"며 "부진씨가 삼성석화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것은 후계구도의 변화를 의미하는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은 창업주 가족이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부진씨가 지분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삼성석유화학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회사에 몸담고 있는 재용, 서현씨가 지분을 살 수는 없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얘기다.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
◇적자기업 최대주주, 부진씨 독박인가 대박인가= TPA(폴리에스터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석화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중국의 저가공세 등으로 지난해 12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누적 적자가 심한 상태다.

부진씨는 이 기업에 450억원의 사재를 털어 넣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부진씨가 가족을 대표해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석화를 중심으로 화학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삼성은 석유화학 계열사로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 등 4개 회사를 갖고 있지만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은 시원찮은 상태다.

특히 삼성석화는 지난해부터 TPA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합작사인 BP의 반대로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삼성이 BP 지분을 사들여 독자경영 체제를 갖춘 이후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BP화학도 이익은 나지만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어 BP가 지분을 팔고 나가게 되면 삼성석화가 이를 통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은 그룹 전체적으로 사업재조정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삼성이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체질개선을 이룰 경우 부진씨는 독박이 아니라 대박을 기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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