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행장 스톡옵션 얼마기에…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임동욱 기자 | 2007.10.10 15:41

국민은행 스톡옵션 폐지 추진

자산규모가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이 지난 9일 오후 4시19분 '살짝' 정정공시를 했다. 강정원 행장의 연임을 확정할 주주총회(31일) 안건 가운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의 건'을 삭제한 내용이었다.

금융기관의 과도한 스톡옵션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감독당국의 '시그널'을 고려한 것인지, 새 임원에게 부여할 스톡옵션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곧바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10일 "국민은행 스톡옵션체제는 아주 정교하고 객관적으로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외압설'을 부인했다. 그는 "평가보상위원회 중심으로 개선 여부를 검토 중인데 스톡옵션제도가 더 낫다고 판단되면 스톡옵션을 (임직원에게) 부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은행 내부에서는 스톡옵션제를 폐지하고 경영성과와 연동되는 주식보상제도(스톡그랜트)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스톡그랜트는 대상자를 매년 평가해 주식을 즉시 지급하거나 시장에서 해당 주식을 매입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이를 공짜로 나눠주는 제도다.

반면 국민은행 노조나 외부에선 강 행장의 스톡옵션 가치(예상 평가익)가 지나치게 많다며, 제도가 바뀔 경우 스톡옵션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은행이 자의든, 타의든 스톡옵션제도를 손질하면 그 여파는 다른 은행에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강 행장 스톡옵션은 얼마?=강 행장의 스톡옵션 가치는 120억원에서 최대 210억원으로 추정된다. 강 행장은 2004년 11월1일 받은 70만주의 스톡옵션을 오는 11월2일부터 2012년 11월2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행사조건은 좀 까다롭다. 70만주 중 최종 행사할 수 있는 수량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목표달성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행사가격도 3만7600원에 은행업종지수 상승률 등을 계산해 산정된다. 지난 6월말 공시자료를 놓고 보면 강 행장의 스톡옵션 가치는 120억~13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국민은행 주가 7만원 수준에서 계산된 것으로, 최근 주가가 8만원선을 돌파한 점을 감안하면 가치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강 행장이 70만주를 전부 행사할 경우 주가가 8만3300원(10일) 수준일 때 스톡옵션 가치는 최대 21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강 행장은 은행장 시절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받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120억원)이나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109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은행권 스톡옵션 수술 예고탄?=은행권에서는 이미 스톡옵션을 보완할 성과포상제도 마련에 한창이다. 국민은행에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올해부터 스톡옵션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장기성과 연동에 따른 성과급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스톡옵션은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스톡옵션이 주가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상황에서 은행 주가가 경영개선에 따른 측면과 함께 주식시장 활황에 편승한 측면도 크다는 점에서 노사 및 금융당국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도 재임 당시 엄청난 스톡옵션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감독당국은 2005년 금융기관의 스톡옵션 행사를 일제 점검했고, 현재 개선책을 강구 중이다.

물론 국민은행이 스톡그랜트를 검토하는 것은 강 행장이 실적개선이 확실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보상을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다. 국민은행의 행보가 곧바로 은행권 전반의 스톡옵션 수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국민은행은 헌재 재판관인 송두환 전 사외이사 후임으로 김치중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를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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