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내친 김에 주택사업도 석권?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07.10.11 13:11

아파트사업 잇따라 진출… 향후 M&A·건설시장서 '핵'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 중공업 업계가 잇따라 아파트 등 주택사업을 잇따라 진출하거나 사업을 재개하고 있어 기존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조선업황 하강에 대비해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내수 유망 업종'으로 건설업종을 선택한 것.

기존 건설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다. 가뜩이나 정부의 각종 규제로 민간주택시장이 위축돼 중견주택업체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가 큰 조선업계의 진출이 달가울리 없다.

일각에선 업황에서나 주식시장에서 '최고 주가'를 올리면서 충분한 '실탄'를 확보한 조선업계가 앞으로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 매물로 나와 있는 대형 건설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STX대우조선해양 새브랜드 내걸고 아파트사업 진출

조선과 해운을 주력업종으로 거느린 STX건설이 최근 'STX 칸'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해 아파트사업에 진출했다. 첫 아파트사업은 오는 10월 말 분양할 예정인 대구 범어동 단지이며 아산 신도시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TX그룹은 지난 6월 법정관리업체인 세롬성원을 인수해 STX건설산업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지난달 16일 이사회에서 STX건설산업이 STX건설을 흡수합병키로 결의한 바 있다.

STX건설은 국내 뿐만 아니라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제르바이잔 바쿠지역과 중국 대련 등에서도 건설과 주택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업체였던 진로그룹 계열사인 JR건설을 인수했다. 올 3월 대우조선해양건설(DSME건설)로 바꾸고 오는 11월 중 '엘 크루'(EL CREW)란 새브랜드를 내세워 충남 아산 신인동에서 500가구를 내년 4월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아산시 용화도시개발사업과 경기 화성 원평리에서도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쉐르빌'부활ㆍ한진중공업 아파트사업 강화

조선과 건설업종을 함께 사업을 영위하는 '한지붕 두가족' 업체들도 아파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0년만에 '쉐르빌'브랜드를 부활시켜 아파트사업을 재개한다. 삼성중공업은 경북 포항시 북구 양덕동 양덕토지구획정리지구 4만7126㎡에 총 945가구를 자체사업 방식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총 2600억원을 투입해 지상 28층 규모로 신축되는 이 아파트는 2010년 4월 입주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자체사업을 벌인 것은 지난 97년 대구 성서동 아파트 분양이후 10년만이다.

지난해 9월 '해모로'란 아파트 첫 브랜드를 런칭한 한진중공업도 잇따라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해모로'는 지난 5월에 준공된 인천 신도시 송도 아파트에 처음으로 적용됐으며 부산에서 정관 해모로(총 763가구), 광진 해모로리버뷰(총 83가구)를 분양했다.

한진중공업은 10월부터 한달 간격으로 울산 신정동 해모로파크뷰(총 233가구), 광명 해모로(조합 총 1267가구), 상도동 해모로(조합분 및 일반분양분 포함 총 159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진출 "사업 다각화차원"..향후 M&Aㆍ건설시장서 '핵'

이들 조선업체들은 잇따른 아파트 사업 진출에 대해 '사업 다각화'의 명분을 내걸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관계자는 "현재 조선업종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맞고 있지만 언제 업황이 하강할지 모른다"며 "조선업종만 전문으로 주력하기에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중공업 특성상 비교적 진출하기 쉬운 내수산업 가운데 주택사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같은 그룹계열사인 삼성중공업의 아파트 사업 재개소식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의 아파트 브랜드 집중성이 떨어 질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중견주택업체는 물론 대형 건설사도 긴장될 수 밖에 없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각종 정부 규제가 강화돼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대형 조선업체들이 아파트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불 속에 뛰어드는 나방'같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선 대형 조선 중공업 업체들이 매물로 나와 있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등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데다 단기에 조선업과 대등한 주력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전략차원에서도 대형 건설사의 인수합병(M&A)이 빠르기 때문이다.

STX그룹은 아예 그룹 주력업종으로 건설업을 키운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STX관계자는 "STX건설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은 물론, 항만 및 해양 신도시 건설, 해외 플랜트 사업까지 펼칠 수 있는 글로벌 종합 건설사로의 사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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