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개미, 남느냐 떠나느냐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7.10.10 11:36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에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팔 때가 된 것아니냐"는 질문을 해봤다.

답변은 두가지로 돌아왔다. 부정론자들은 "솔직히 팔 때 맞다"고 말했다. "이미 어깨를 넘어서 귀까지 올라왔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반면 "연말까지는 느긋하게 즐기라"는 답변도 만만치 않았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개미들은 혼란스럽다.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성격과 수익률을 따져 냉정히 판단하는 게 최선책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탐욕은 금물"이라고 일갈했다.

◇긍정론자들의 시각
긍정론자들은 증시의 다양한 징후를 놓고 보더라도 지난 여름(7월27일∼8월17일)의 대조정이 재현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증시가 순항하고 있고 3분기 실적도 탄탄래로다.

그런데도 주식을 팔라구? 무슨 소리냐는 반문이다. 연말까지는 무난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로라하는 기술적 분석가들 중에 긍정론자들이 많았다. 차트의 흐름은 전혀 이상없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11월말까지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이에따른 프로그램 매수세가 지수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시즌이 이제 막 개막했는데 지수 상승이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단기파동으로 코스피지수는 2070까지 오르고 중기적으로 연말까지 2170까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달 중순이후 지금까지 소외됐던 중소형주들이 또다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들은 연말까지 랠리를 즐기라는 주문이다. 그는 지수 급락 가능성에 대해 "역사적 변동성(20일 기준)이 24% 정도로 급락 조짐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증시 강세도 우리 증시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10일 새벽마감 결과 지수 대표성이 강한 S&P 500지수도 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미국 증시에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수는 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였는데 이제는 대표성이 강한 S&P 500 지수까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미국 증시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수 있고 우리 증시도 동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강도가 약해지고 있는데다 오히려 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분간 지수상승을 의심할 변수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부정론자들의 시각
그러나 부정론자들은 팔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지수가 '어깨'가 아니라 '귀'까지 차있다는 것이다. 머리까지 오르는 건 순식간이고, 그 다음은 하락이다.

일부에서는 중국발 아시아증시의 변동성 확대도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중국 A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이 51배에 달한다"며 "올해 중국 증시가 너무 갑작스럽게 올랐기 때문에 열기가 냉각되면 아시아증시는 한순간에 정반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지수 상승의 견인차인 기업실적도 3분기 이후 4분기가 정점이라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내년 상반기 실적이 내리막인데 지수가 더 오를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지금 오르는 종목은 철강 조선 등의 초대형주로 지수 상승이 자신의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때까지 버티는 것은 어리석다는 조언도 들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펀드 환매가 부쩍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10월은 '남느냐, 떠나느냐'를 선택하는 중요한 갈림길인 것만은 분명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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