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 번에 울고웃는 '1초의 승부사'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10.12 10:55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세계]②3인3색, 옵션 트레이더 동상이몽

'3人 3色 옵션트레이더의 동상이몽'
코스피200지수옵션(이하 지수옵션)과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의 트레이더들은 옵션이란 금융상품을 사고 파는 점에서 동업자다. 특히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적극 관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매매목적과 매매성격 그리고 매매기법에서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지수옵션 트레이더는 증권사의 자기자금으로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지수옵션 등을 사고 판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판단에 근거해서 콜옵션 매수와 풋옵션매도(상승방향) 풋옵션 매수와 콜옵션매도(하락방향) 전략을 구사한다.

물론 시장방향성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규모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양방향 매도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즉 코스피200지수가 특정 박스권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기법(스트래들 매도) 등으로 '티끌모아 태산'전략을 구사한다.

일부 증권사 지수옵션 트레이더는 현물(코스피200지수)와 지수옵션간의 가격차이를 활용한 차익매매전략도 구사하지만 0.3%에 달하는 증권거래세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ELS와 ELW 트레이더는 고객에게 프리미엄을 받고 판매한 옵션(예를 들면 개별 ELS 판매금액)의 행사 가능성에 대비해서 주식이나 채권 지수옵션 등을 매매한다.

하지만 ELS와 ELW트레이더는 지수옵션트레이더와 달리 투기적인 매매를 자제한다. 고객에게 약정한 금액(가령 조기상환 수익률)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첨단 금융공학을 동원해서 보수적으로 매매에 나선다. 이런 이유에서 ELS와 ELW 트레이더를 '헷지 트레이더'라고 부른다. 물론 증권거래세나 주식매매수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방향성에 베팅을 하여 '알파'를 얻기도 한
다.

하홍철 SK증권 상무는 "3자는 옵션을 매매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갖고 있지만 지수옵션이나 ELS 트레이더와 달리 ELW트레이더는 매매환경을 제공하는 유동성공급자(LP)를 별도로 수행하고 있어 좀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 ELW 트레이더, 변동성 헷지위해 하루 수차례 매매 ◇
"4,5월경에 발행한 50원 미만의 코스피200풋옵션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불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시장이 급락 갑자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사 LP들이 손실을 크게 입었다."

미래에셋증권의 ELW 트레이더인 문단기(가명) 대리는 지난 7~8월 국내사 LP들이 영업적자는 "적은 프리미엄을 받고 판매했던 풋ELW 등이 예상치 못한 주가하락으로 급등한 이들 종목을 LP들이 되사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원짜리 ELW가 10원으로 100%상승할 학률은 로또 복권처럼 어려운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미국발 주가급락으로 고객들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리는 특히 "변동성 증감에 따른 옵션가치의 변화를 베가(Vega)라고 하는데 ELW발행자는 '베가매도'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국내에는 이를 헤지하는 수단이 적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한국물에 대한 변동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격부담도 크고 헤지에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실무에 적극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변동성에 대한 헷지못지 않게 ELW 트레이더의 기본 업무는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른 손실위험을 방지하는 것. 기초자산의 상승(하락)으로 콜ELW와 풋ELW를 매수한 고객들이 권리를 행사하면 발행사는 고객에게 받은 프리미엄보다 많은 금액을 지급해야 할 위험에 노출돼 있어서다.

이를 주식이나 선물 장내옵션 장외옵션 등을 통해 헷징해야 한다. 흔히 '다이나믹 헷징'이라는 기법을 사용해서 옵션 발행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기초자산을 사고 팔아 옵션가격의 증감손실을 헷징하고 있다.

가령 코스피200일 경우 지수선물을 이용한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 개별종목은 추세 추종의 매매형태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를 취한다.

문 대리는 "개별종목의 풋ELW발행시 대차수수료 부담 뿐만 주식 자체를 빌려오기 힘들어 헷징 전략을 구사하기 힘들다"며 "트레이더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제도적 장벽을 느낄 때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ELS 트레이더, 가격왜곡 우려 부담에 장중 한두차례 매매 ◇
현대증권 파생상품운용부 김철수(가명) 대리는 10일현재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서 모두 30여개의 ELS를 운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ELS 판매시 제시한 수익률을 맞추는 것이 1차적인 과제다. 즉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시기에 고객들에게 약정금액을 지급할수 있도록 매매이익을 올려야 한다. 여기다 증권거래세와 인건비 등 부대비용을 상회하는 매매이익을 얻는 것도 기본 업무다.

이를 위해 김 대리는 하루에 서너차례 ELS의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이나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한국전력 등을 사고 판다. 하루에 사고 팔 수량은 ELS트레이딩 전용 프로그램에서 자동 도출된다. 전일에는 지수옵션을 매도했고 삼성전자 등을 매수했다.

김 대리는 "상품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매매수량은 기초자산의 등락에도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영향을 받지 않는 방향에서 매매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종가에 매매할 경우 가격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금융감독당국의 우려 때문에 가급적 장중에 매매한다"고 들려줬다.

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면 ELS트레이더가 오후 동시호가때 시가로 주문을 체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장중 6%대의 상승을 보여주던 POSCO주가가 동시호가때 6%가 추가 급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리는 "ELS는 통상 6개월마다 조기상환기회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매일 수십차례 매매해야 하는 ELW트레이더와 달리 한두번 정도 매매하면 된다"며 "주식 지수옵션 지수선물 장외옵션 등을 통해서 ELS를 헷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수옵션 트레이더, 방향성 매매로는 장수 어려워 ◇
류혁선 한국증권 선물옵션부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다. 1996년과 1997년 코스피200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과 코스피200지수옵션(이하 지수옵션) 개장이후 줄곧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약했다.

그는 △ 상대적 가치투자 △ 현선물 또는 선물/옵션 차익거래 매매 기법을 개발, 매년 수십억원의 차익을 벌었다. 지난해에만 혼자서 백억원대의 매매수익을 올렸다.정확한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상당액을 성과급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류 부장은 장내파생상품 트레이더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물과 지수선물, 지수옵션 시장간의 상대적 가치를 분석, 매매에 응용했기 때문"이라고 들려준다.

즉 일반적인 트레이더처럼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예측하고 콜옵션 매수 (지수선물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선물 옵션이 밀접히 움직이는 특성을 분석,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시장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시장을 매수한다. 시장간 가치평가를 통해 저평가된 시장을 공략하는 상대적 가치투자(Relative value)투자를 선호한다.

류 부장은 "시장의 방향성을 계속 맞추는 것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지수옵션 트레이더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해서 프리미엄을 얻는 양매도 전략도 시장이 특정 지수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트레이더의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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