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신청 행위가 '능동적'인 것과 달리 투표 행위는 '수동적'이다. 투표가 '자동응답시스템(Automatic Response System, ARS)'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
선거인단은 ARS 전화가 걸려오면 선거인단 신청때 지정했던 비밀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 승인을 받은 뒤 녹음된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의 기호를 선택한다.
시간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다. 타인이 휴대전화를 잠시 임대하는 등 불법이 자행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마냥 기다려야 한다.
투표장을 찾지 않는 '편리함'이 있는 대신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 '투표'를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3회 연속 전화를 받지 않으면 기권한 것으로 간주되고 비밀번호를 3번 틀려도 무효 처리된다.
ARS에서 흘러나오는 안내원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오류(?)'가 발생할 소지도 적잖다. 이번 모바일 투표의 경우 투표 첫 머리에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세 사람 있습니다"라고 밝힌 뒤 절차를 진행했다.
잠깐의 시간차를 둔 뒤 "기호 3번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는 분은 3번을, 기호 4번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분은 4번을…"이란 식의 지시가 나왔다.
뒤의 설명을 듣지 않은 채 첫머리에 나온 순서에 맞춰 1번과 2번을 찍으면 무효가 된다.(기호 1번 유시민 후보와 기호 2번 한명숙 후보가 사퇴했기 때문) 앞서 불린 이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9일 치러진 첫 모바일 투표에서 나온 무효표는 237표. 전체 유효투표수(2만938표)의 1.1%에 불과해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또 원래 마지막 사람을 지지해 3번을 찍었는데 기호 3번에게 표가 갈 가능성도 있다. 이를 고려해 첫머리에 불러주는 후보 순서를 바꾸기도 했지만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유불리는 크지 않겠지만 마지막 기호가 다소간의 손해를 보지 않겠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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