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님들 깊어가는 '님'(NIM) 걱정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진상현 기자 | 2007.10.10 08:42

금리 올리자니 더욱 악화, 가만 두자니 자금이탈

요즘 은행장들이 기회만 있으면 입에 올리는 고민거리가 있다. 바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다. 은행의 수익성 약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각종 대책에도 NIM의 추락이 멈추지 않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NIM만 붙잡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은행의 수익구조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NIM 하락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장들의 고민은 '님'(NIM)=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최근 사석에서 "요즘 NIM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 행장은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도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 하락 추세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마진율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해춘 우리은행장도 최근 임원회의에서 신규대출의 예대마진이 크게 떨어진 데 우려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장들의 고민은 NIM 추이를 보면 이해가 간다.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1/4분기 3.94%에서 4/4분기 3.62%로 떨어지더니 올해 2/4분기 현재 3.48%까지 하락했다. 1년3개월 만에 0.46%포인트 급락했다. 우리은행의 NIM도 같은 기간 2.77%에서 2.48%로 0.29%포인트, 하나은행은 2.67%에서 2.31%로 0.36%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신한은행이 2.42%에서 2.27%로 0.15%포인트 내려 그나마 하락폭이 작았다.
A은행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3/4분기에도 NIM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에서 투자로, 치열한 경쟁=은행들이 NIM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기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한 펀드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은행 예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은행 수익의 원천인 저원가성 예금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다. 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제외) 잔액은 지난해 말 112조4803억원에서 올해 3/4분기 말 106조6355억원으로 5조8448억원(5.2%) 감소했다.


B은행 관계자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장, 프라이빗뱅킹(PB) 영업 활성화에 따른 자산관리 체계화 등이 요구불예금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고금리 제시가 불가피한데 이는 곧 NIM 하락,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를 올려받아 수익성을 보전해야 하지만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적정한 마진 확보는 '언감생심'이다.

C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경쟁구도는 은행들이 경쟁을 포기할 정도의 시장 실패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타개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발상의 전환 필요=은행들은 NIM 하락을 막기 위해 고객 선별 작업 등을 강화할 태세다. 수익성이 높은 고객, 교차판매가 가능한 고객의 경우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겠지만 돈이 되지 않는 고객에게는 '제값'을 받겠다는 것이다. 조달 측면에서도 구조화채권 등 다양한 시장조달 등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에선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금에서 투자로의 자금이동 등 추세적인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면 은행의 수익구조를 바꿔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NIM 하락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NIM만 붙들고 있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투자은행(IB), 방카쉬랑스, 펀드판매 등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해 은행 전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A은행 관계자도 "은행들은 장기적으로 이자수익부문은 고객기반을 유지하는 것으로 삼고, 비이자수익을 수익의 원천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변화를 은행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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