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제 시행 한달, 새 풍속 등장?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07.10.09 15:10

깜깜이 청약 혼란에 4순위자 출현...청약 양극화·주변집값 들썩

청약가점제가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다. 지난달 17일 인천 논현 힐스테이트를 시작으로 청약가점제가 전면 적용된 이후, 분양시장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가점제 산정과 들쑥날쑥한 커트라인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면서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순위 외로 신청하는 일명 '4순위자'들이 새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아예 청약경쟁률이 '제로'인 단지가 속출하는 극단적 예가 나오는가 하면, 커트라인 점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 주변은 기존 집값이 들썩이는 등 분양 환경이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깜깜이 청약'에 부적격자 속출...점수 산정 상담은 사양

7.5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논현 힐스테이트에서는 당첨자 발표결과 총 567명 중 66명(11.1%)이 부적격자로 처리됐다. 이 가운데 청약가점을 잘못 계산해 기입했거나 허위로 기재한 당첨자도 8명이나 됐다.

커트라인 점수와 가점제 산정기준에 대한 혼란 때문에 분양업체나 은행창구 직원은 청약자들의 정확한 가점 상담을 극히 꺼려하고 있다. 부적격자로 인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다.

건교부는 가점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 보완책으로 청약점수를 주택형마다 모두 공개하고 소명이 가능한 부적격자에 대해선 구제키로 선회했지만 수요층이나 분양업체들은 여전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이다.

◇통장사용 꺼리니 청약경쟁률 '0'단지 등장

난해한 가점제 산정과 부적격자에 대한 불이익이 커지면서 통장사용을 꺼리는 극단적 예가 나왔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까지 청약접수된 강원도 춘천시 동면 만천리 KCC 스위첸 아파트의 경우 367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청약자가 단 한명도 신청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아파트는 비투기과열지구이기 때문에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하다. 업체측도 청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약금을 5%로 낮추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주는 등 금융조건 혜택을 줬지만 이 같은 참패의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서울 강남에서도 대량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청약접수를 끝낸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메디치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도 가점제 대상이 되면서 50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청약자가 단 2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4순위자' 분양시장 새변수

순위 내 청약률이 저조한 수도권 미계약분 아파트에 '4순위자'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원래 '4순위'라는 자격은 없지만 가점제시행 전후로 통장사용을 꺼리는 수요자나 점수가 낮은 유주택자들이 1~3순위에서 청약신청을 하지 않고 사전예약을 통한 추첨이나 선착순분양에 몰리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가 남양주 진접과 양주 고읍지구. 순위 내 청약률이 극히 저조했으나 '4순위'에서는 5~10대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계약률이 크게 높아졌다.

심지어 한 미계약분 중소형 임대아파트에서는 '4순위자'들이 밤샘 줄서기 경쟁을 벌이고 '떴다방'들이 출현해 불법전매를 부추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총 527가구 전용면적 85㎡(25.7평)로 구성된 중소형 임대아파트인 '흥덕 베르디움'은 지난 달 초 청약에 들어갔지만 1~3순위 청약마감 결과 절반이상인 280가구가 순위내 마감을 하지 못했다.

호반건설은 추석연휴 직후인 27, 28일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2200여명이 몰려 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9일 당첨자 발표와 함께 계약을 치르면서 일부 저층 등 40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 이를 다시 선착순 분양한 3일 전날밤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300여명이 밤샘 줄서기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떴다방'들이 나타나 불법전매를 부추기면서 프리미엄(웃돈)이 1500만~2000만원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기존 집값 들썩

인기 유망단지 주변은 기존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은평뉴타운지구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 점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자 수요자들이 주변 아파트 매수세로 몰리면서 기존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은평구 구산동과 신사동은 가점제 시행된 9월1일부터 10월 5일 현재 각각 0.64%, 0.31% 올랐다. 구산동 브라운스톤 공급면적 82㎡(25평)이 한달새 1000만원이 올라 2억1000만~2억4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 북부 유망택지로 부상한 고읍지구 인근 삼숭동 양주자이도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강세다. 양주 자이 2단지의 경우 79㎡(24평)은 500만원이 올라 1억2500만~1억4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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