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달러, 美 은행 사냥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0.09 09:11

민생銀, 美 UCB 지분 9.9% 인수

중국 시중은행의 해외 금융기관 투자가 미국으로까지 확산됐다. 차이나달러가 달러의 원산지인 미국 시장을 역공격하기 시작한 것.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들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을 포함한 해외금융기관 투자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MSNBC에 따르면 중국민생은행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UCB 은행의 지분 9.9%(2억달러)를 인수키로 합의했다. 중국 은행이 미국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생은행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과 중국간 무역금융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UCB은행은 화교와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커머셜 은행의 모회사다. 올해 6월 기준 자산규모는 106억달러로 전체 지점 70개 중 51개가 캘리포니아에 몰려 있는 등 미국 서부 지역을 주 영업기반으로 삼고 있다.

민생은행은 올해 말까지 UCB은행의 지분 4.9%(9700만달러)를 취득한 후 내년 1억1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지분을 9.9%까지 늘릴 방침이다.

관계자들은 민생은행의 지분취득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이 최종허가를 내준 것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생은행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영은행이 아닌 데다 이미 지분 취득에 대한 예비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1996년 설립된 민생은행은 중국 민간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상하이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민생은행은 UCB은행 이사 한명에 대한 임명권과 2009년 6월까지 지분을 20%까지 늘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하지만 미국 금융당국이 중국 은행에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도록 허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들어 중국 은행들은 해외 금융기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PT 뱅크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마카오 3위 은행인 성행은행마저 사들였다.

건설은행도 미국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홍콩 및 마카오 지점 17개를 인수했으며 중국 개발은행은 영국 3위 은행 바클레이즈의 지분 3.1%를 인수한 바 있다.

궈타이 쥐난 증권 애널리스트 우 용강은 "더 많은 중국은행들이 해외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해외 금융기관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투자는 위안화 절상에 대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민생은행의 주가는 전일대비 3.1% 오른 16.3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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