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의 출발은 지난 8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도 모른채 신당 선거인단에 등록된 사건. 이를 두고 양측은 '말싸움'을 벌이는 수준이었지만 사건이 경찰로 넘어간 뒤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관련자가 구속되고 정 후보 선거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되자 두 진영의 대립은 '감정싸움'으로 비화, 급기야 사활을 건 전면전에 이르렀다.
◇조여드는 수사망=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 사건에 정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가 관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지난 6일 정 후보 선거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비록 영장만 발부된 채 압수수색이 집행되진 않았지만 당내 경선이 진행중인 가운데 특정 후보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 자체가 유례 없는 일. 신당 안팎의 충격은 작지 않다.
수사의 핵심은 구속된 정인훈씨의 선거인단 대리접수 과정에 정 후보 캠프가 관련됐는지 여부다. 경찰은 어느 정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 후보측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 후보측은 정씨가 경선 흥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거인단 등록작업에 나섰을 뿐, 캠프가 나선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해찬 손학규 후보측에서 고위공무원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등돌린 친노vs비노= 친노와 비노세력이 연일 물고 물리는 공방전을 벌이면서, 이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잖다.
이 후보측은 7일 정 후보 사퇴를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비노'인 손학규 후보측도 '정동영 때리기'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이 후보측과 보조를 맞췄다.
정 후보측은 이를 친노 세력의 후보 찬탈 음모라 규정했다. 이 후보 캠프와 경찰이 교감하고 있다는 '내통설'로 맞불을 놨다.
이 후보측은 "지금 상황은 정동영 죽이기가 아닌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라 반박했다. 경찰 내통설에 대해 "경찰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이 후보에 대한 모욕이므로 공개사과하라"고 강경 대응했다.
◇위태로운 경선, 당도 위기= 현재 국면은 손학규 예비후보의 칩거파동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중대상황이라는 게 당 안팎 중론이다.
당시 여러 정황과 의혹에 대해 손 후보 개인이 '항의'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경찰 수사 결과 움직일 수없는 '증거'들이 드러나고 있는 게 큰 차이다. 또 비교적 당내 기반이 약한 손 후보와 달리 이해찬 정동영 두 후보는 각각 친노와 비노라는 양대 계파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14일 예정된 동시경선이 제대로 치러질 지 불투명하다. 대결의 진행 양상에 따라 경선판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당이 분열을 못이기고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경찰이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신당의 한 관계자는 "어느 한 쪽이 백기를 들지않는 한 끝나지 않을 승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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