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리스크 능력 '외국사 눈에띄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10.05 14:11

7,8월 변동성장서 모두 영업익…국내사는 수백억원 손실

리스크 관리능력의 열세인가 아니면 공격적 영업에 따른 불가피한 손실인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요동을 친 7월과 8월 국내사와 외국사의 주식워런트증권(ELW) 영업손익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사들은 7월과 8월 각각 -212억원과 -514억원 등 모두 72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리먼브라더스 맥쿼리 등 외국사들은 7억과 16억원 등 모두 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이한 결과를 낳은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국내사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뒤처진다는 분석이다. 국내사는 ELW 등 옵션상품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변동성을 예측하고 이를 헤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큰 손실을 입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임원은 "외국사들은 싱가포르 홍콩 시장등에서 지난 7~8월과 유사한 사태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경험이 풍부하다"며 "외국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국내증권사가 많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외국사는 국내증시가 30%이상 급락할 경우에도 대처하는 비상 프로그램을 마련한 상태"라며 "국내사보다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리스크 관리팀장도 "국내사가 외국사에 비해 변동성 예측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업손실에서 희비가 교차했다"고 인정했다. 외국사는 장외시장에서 변동성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능력도 국내사보다 낫다고 인정했다.

국내사가 충분한 헤지없이 ELW를 공격적으로 발행한 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초래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8월말기준으로 외국사 발행한 ELW는 42개 종목에 1687억원에 불과하지만 국내사는 2039개종목에 7조800억원대를 발행했다. 발행잔량이 많은 만큼 국내사의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창일 한국증권 차장은 "국내사가 변동성이 낮았던 1/4분기에 발행했던 ELW를 변동성이 급등한 7월과 8월 비싼 가격으로 되사면서 손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외국사는 발행잔량이 적어 재매집에 따른 손실은 적었다는 주장이다.


이 차장의 주장대로 실제 코스피200지수의 1분기 평균 변동성은 1.18%인 반면 7월(1.76%)과 8월(2.43%)은 2배이상 높아졌다. 포스코도 1분기 평균 2.87%에서 7월(4.21%) 8월(4.30%)로 확대됐다. 국내사가 2배이상 비싸진 ELW를 비싸게 되사면서 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ELW 등 옵션상품은 변동성이 높아지면 가격이 비싸진다.

여기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영업손익이 왜곡된 가격에 근거해서 산출됐기 때문에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ELW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즉 7월과 8월에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종가에 비정상적으로 체결된 가격이 많았는데 금감원에서 이를 토대로 영업손익을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이상으로 손실이 확대발표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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