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화체제 구축 당사자로 남한 인정"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7.10.04 17:07

[전문가의견②]정성장 세종연구원 남북한관계연구실장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한의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디딤돌을 놓은 중요한 회담이다. 무엇보다 형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북한은 그 동안 몇차례 회담을 통해 정치적으론 화해했지만, 군사나 안보 분야에서 '선(先) 대미대화, 후(後) 대남대화' 입장을 견지해왔었다. 이번 선언을 통해 대미와 대남 모두와 군사적 대화를 병행 추진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북한이 정전협정에 남한이 서명안했기 때문에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90년대 중반에 남북,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이 여러차례 개최됐지만 당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만 집착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는 북한이 평화체제 구축의 당사자로 남한을 전적으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내년부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남한의 당사자 지위 문제가 과거처럼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간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서는 앞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명확하게 합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2가지 가능성 모두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자면 남북과 미국, 4자면 중국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이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기존의 차관급 경제협력 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인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시킨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에 정부가 지원키로 하고, 북한의 3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합의했기 때문에 경제공동체 형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외에도 개성-신의주간 철도 개보수(현대화)가 의미가 있다. 이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중국횡단 철도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뒷받침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단철도와 대륙철도가 연결된다고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에도 합의함으로써 개성공단 사업이 주변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공동어로 수역까지 설정하면서 평화와 경제문제와 연결시키는 탁월한 선택을 했다. 북방한계선(NLL) 문제도 바다를 공동으로 이용한다는 관점에서 풀어나가는 우회적 접근으로 문제해결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통일문제는 대단히 실용주의적인 접근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평화와 번영, 통일이 세단어가 주요 화두라고 할 수 있는데 통일이라는 말을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순화된 표현으로 녹여서 공동선언 제목으로 채택했다. 급속한 통일에 부정적인 보수층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선택을 했다. 남북 총리회담을 열게되면 다른 부처의 장관들도 함께 참여할텐데 통일의 중간단계인 남북연합 안에서 얘기하는 남북각료회의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북측이 낮은단계 연방제안에서 얘기하는 내용을 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 반영한 것도 성과다. 여기에 진전된 합의를 이룬게 공존적 통일의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합의한 것, 법률적 제도적 장치 정비 등이다.

다만 개성에 있는 남북 유일의 경제 상설협력기구인 남북경제협력 협의사무소를 확대 개편하는 문제의 언급이 없었다는데 아쉬움이 있다. 이를 확대 개편하는 것이 유럽연합에서의 집행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아울러 개성지역을 당국간의 협력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는 것도 또하나의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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