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미래방향 제시하는 합의도출"

평양=공동취재단, 최석환 기자 | 2007.10.03 19:03

옥류관 오찬서 밝혀… 권 여사도 분주한 하루, 박물관·고려의학원 방문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

3일 오전 첫번째 단독 정상회담을 마친 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소감이다. 남측 수행원과 평양시 중구역 옥류관에서 가진 오찬장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모든 부분에 인식을 같이하진 못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남측이 신뢰를 갖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불신의 벽을 좀더 허물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예컨데 개성공단을 '개혁과 개방의 표본'이라며 우리식 관점에서 편하게 얘기해왔지만, 북측이 볼 때는 역지사지 하지 않은 그런 것이었다는 설명.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는 용의주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북측의 입장과 북측이 생각하는 방향도 존중해서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남측 수행원들에게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어제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큰 감동이 있었다"면서 "단지 마음 속의 감동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파장이 있지 않겠냐"고 여운을 남겼다. 특히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모습은 전 세계에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와 믿음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어제도 평양 주민이, 연도에 많은 사람이 나와 따뜻하고 열렬히 환영해 매우 기분이 좋았다"면서 "그와 같은 배려를 해주신 북측 당국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도에 계신 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표정이 그렇게 간절할 수 없었다"며 "남북의 국민이 나눠져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그분들의 표정에서 생생하게 보았다"고 소회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북측 땅만큼 먼 나라가 없었던 것 같은데 막상 와보니 음식도 똑같고 잠자리도 똑같고 통역도 필요 없고 정말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체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역사적 현장에 함께하고 계시다"면서 "양국 간 평화·정착·공동의 번영, 마침내 화해와 통일로 가는 과제가 순탄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을 맺은 뒤 "김 위원장과 북측 인민들의 건강과 행운을 함께 기원한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한편 권양숙 여사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오전엔 평양시 중구역 김일성 광장에 위치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을 관람했다. 권 여사는 북측으로부터 단군릉, 송산 10호 고인돌, 고구려 유물에 대해 집중적인 설명을 들었으며, 고대인의 농경 사실을 알려주는 유물과 고려시대 대리석 불상 등에 관심이 표명했다.

권 여사는 "(남북이) 서로 보고 싶은게 많다"며 "(남북 박물관 사이에) 정기적인 교류와 지속적 (관계)발전을 기대한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권 여사는 노 대통령의 한방 주치의인 신현대 경희대 교수와 한의학 연구 및 치료기관인 고려의학과학원을 방문, 복부초음파 검사실과 수법치료실, 컴퓨터진단연구실, 난치나이치료실, 뜸치료실 등을 둘러봤다.

권 여사는 관람을 마친 후 "훌륭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뒤 고려의학과학원 정문 앞 층계에서 최득룡 원장, 현철 부원장, 홍선옥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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