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경선의 셈법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7.10.03 17:43
반환점을 돌자마자 파행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표면상으로는 '불법 조직 동원 선거'가 문제다.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가 연대해 정동영 후보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고 선출된 후보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것"(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이라는 명분도 '멋지다'. "(캠프간) 합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라고도 했다.

그러나 미묘한 변화로 승부가 갈리는 '게임'에서 유불리가 없을 수 없는 노릇. 신당 안팎에서는 '명분'보다 '승부수', '노림수'라는 데 더 무게를 싣는다.

단독 1위를 질주하는 정 후보에 맞선 '손-이'의 판 흔들기란 얘기다. 실제 이번 경선은 "이미 끝난 게임"이란 평이 지배적인 상황. 캠프 관계자들조차 "뒤집기 어렵다"는 말을 내뱉는다.

선거인단 모집이 끝난 터라 역전을 꾀할 틈을 찾기 힘든 게 주된 이유다. 2, 3위 후보들은 '모바일 투표'에 '희망'을 걸지만 경선 '쏠림' 현상에 오히려 '절망'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경선 지역이 대전 충남과 전북 및 경기 인천 지역. 모두 세 후보의 텃밭들이다. 그런데 '실리'는 다르다.

정 후보의 텃밭으로 불리는 전북의 경우 선거인단이 20만명에 달한다. 25% 정도의 투표율을 예상할 때 유효표수는 5만표. 정 후보측이 최소 60%의 득표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서만 적어도 2만여표차가 난다.

지금까지 누적 표차 1만3000여표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다른 캠프의 전의를 상실케 하기 충분하다. 손 후보와 이 후보측에서 선거인단 전수조사를 들고 나온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북 지역의 허수를 걸러내는 등의 노력으로 '몰표'를 가급적 줄이겠다는 것. 한 후보측 관계자는 "전수조사로 걸러진다고 해서 경선 판세 자체가 뒤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또 '원샷' 경선을 통해 모바일 투표나 여론조사에 미칠 쏠림 현상을 막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방적인 스코어로 마지막 링에 오르기보다 뭔가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링에 오르겠다는 희망인 셈. '경선 파행' 책임이 정 후보측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동정 여론'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 판 흔들기의 노림수다.

'원샷 경선' 요구 이면에는 정 후보측 '조직 동원력'에 대한 '두려움'도 깔려 있다. 신당의 한 관게자는 "지역조직력은 이 후보도 정 후보 못지 않다"면서 "다만 '동원력'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측 인사도 "각 지역을 돌며 '동원'을 해 내는 정 후보측 조직력은 순회 경선 시스템에 가장 걸맞는다"면서 "동시 경선을 하면 '동원력'이 조금이나마 줄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측 입장에서도 우위를 확고히 할 기회를 빼앗긴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만은 없는 노릇. 정해진 '원칙'에 어긋난다는 나름의 명분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선 불복 수순, 분당 등의 여러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편으론 아름다운 패배를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란 해석도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