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없는 금융허브 넌센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7.10.03 16:14

이명기 헤지펀드 ECM 부사장 "금융산업 최고봉 헤지펀드 조기 도입해야 "

"최첨단 금융공학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하나 없이 한국이 동북아 금융허브를 꿈꾸는 것은 일종의 '넌센스'다."

미국 시카고 소재 헤지펀드인 이피션트 캐피탈 매니저먼트(Efficient Capital Management)사의 이명기(사진) 부사장은 3일 "21세기 금융산업의 최고봉은 헤지펀드이기 때문에 증권업과 운용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한국금융당국은 헤지펀드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증권연구원의 초청으로 방한한 이 부사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헤지펀드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ECM사는 전세계 30여개국의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주식 채권과 지수 금리 원자재 등 파생상품, 은행간 외환거래에 특화된 헤지펀드다. 9월말현재 6억7000만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개 금융기관에서 각각 1000만달러씩 위탁받아 운용중이다.

이 부사장은 "자본시장이 고도로 발전할수록 다양한 금융수요가 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충족하는 수단중 하나가 바로 헤지펀드"라며 "금융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 등을 위해서라도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시각은 반드시 교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를 허용하면 레버리지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거나 주문을 체결해 주는 선진 투자은행(IB)업무인 프라임 브로커가 당장 창출될 뿐만 아니라 복잡한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트레이더와 계량분석가 애널리스트 등 고급인력의 수요도 대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이나 개인에게 새로운 자산운용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헤지펀드 도입이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미국에서도 8000여개에 달하는 헤지펀드중 매년 15%가 수익률 부진으로 청산되고 있어 헤지펀드가 반드시 성공적인 재산증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특히 헤지펀드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일부는 거액의 손실을 입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국내기관투자가도 헤지펀드 투자시 내부 리스크관리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막연히 시황과 무관하게 연10% 가까운 수익률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접근해서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투자대상 헤지펀드에 대한 치밀한 현장실사(듀 딜리전스)와 투자성격과 투자기간의 일치여부 등도 꼼꼼히 확인하는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가 헤지펀드에 투자하니까 우리가 해도 무방하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접근해서는 손실보기 십상"이라며 "헤지펀드의 위험을 정확히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만 기대했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당국이 연말까지 발표할 헤지펀드 로드맵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헤지펀드 도입 초기 각종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시장이 자율적으로 치유할수 있게 감독당국은 가급적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