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베풀고 봉사하는 의사 만들라”

광주=장철호 기자 | 2007.10.02 22:31

故최재권 전남의대교수 유언…장학금 1억 전남대에 기탁

실력 있는 의사 양성과 기초 의학 연구에 일평생 헌신하다 최근 타계한 한 의학자가 제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거액의 장학기금을 남겨 후학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훈훈한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고 최재권 전남대 의과대학 명예교수(향년 80세).

고인은 타계 직전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유족들에게 “가정형편이 어려운 의대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해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참된 의사, 참된 의학자로 성장하도록 장학기금을 만들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족들은 최 전 교수의 유지를 받들어 1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2일 강정채 전남대 총장에게 전달했다.

전남대 의대 1회 졸업생이기도 한 최 전 교수는 졸업 후 전남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40여 년간 연구와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지난 1992년 정년퇴임했다.

최 전 교수는 1963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당시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전자현미경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하며 기초 의학 발전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 의학자다.


또 전남대 의과대학장과 대한의학교육협의회장, 대한해부학회장, 대한체질인류학회장 등 교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의학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유가족들도 전남대 의과대학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남 최성안 씨는 1983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성형외과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첫째 사위인 김형원씨도 1984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내과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장학기금 조성에는 이들 외에 차남(최요안, 전북의대 졸업)과 둘째사위(윤성훈, 미국 )도 기금 조성에 흔쾌히 뜻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남대 의과대학은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려 ‘최재권 교수 장학회’를 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전념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나 기초 의학을 전공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강정채 전남대 총장은 “고인의 거룩한 뜻을 잘 살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올바른 의사,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의학자를 키우는데 주력하겠다”면서 “오늘의 이 선행이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를 정착시키고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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