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2007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의 CCC(Climate Change Capital) 부스에서 만난 고광범 부장(사진)은 “CCC는 그러한 안정적 구매자의 역할을 한국에서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일하는 영국기업의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회계사로 활동하다가 올해 영국의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재무석사학위를 받은 뒤 CCC에 입사했다.
그가 베이징에서 하는 일은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 청정에너지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다. 온실가스 감축은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하는 일이다. 투자은행인 CCC가 비영리 사회사업을 할 리는 없는 터.
CCC는 8억 유로, 우리 돈으로 1조원이 넘는 규모의 ‘탄소펀드’를 운용한다. 탄소펀드란, CER 등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서 되팔거나 청정기술에 투융자해 수익을 얻는다.
지금까지 나온 탄소배출권 시장 전망은 장밋빛이다. 도이치뱅크는 요즘 20~21유로에 거래되는 국가간 탄소배출권(EUAs)이 장기적으로 35유로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UBS는 2008년 가격을 25유로로 전망했다.
하지만 고 부장은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이라며 “가장 좋은 자료는 현재의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즉, 장밋빛 전망에 빠지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다.
“2006년 5월에 탄소배출권 시장에 큰 폭락이 오기 전에도 큰 은행들을 이 폭락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 역시 원유나 상품처럼 변동성이 큽니다. 가격은 당연히 춤추게 됩니다."
그는 “시장 전망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수요, 공급의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교토의정서는 2012년 이행기가 끝난다. 그 이후 체제는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즉, 그만큼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다.
더구나 정책 변화는 시장에 가격 급변 위험을 가져온다. 구소련 같이 동유럽국가가 보유한 탄소배출권(AAU)은 공급이 수요보다 훨씬 많다. 이것이 탄소배출권 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CCC가 한국의 탄소배출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분산투자의 의미가 크다.
"CCC가 관심 있는 기업은 특히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 산업가스 배출 기업, 신재생에너지 기업입니다. CCC는 이런 기업들과 CDM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자본을 투자하는 데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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