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대한통운 매각주관사는 누구?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07.10.04 11:07

주관실적이 1차관문… 정리회사 매각노하우가 당락 결정

올 하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관심매물로 꼽히는 대한통운의 매각주관사는 과연 누가 될까.

국내외를 아우르는 쟁쟁한 후보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승자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기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이 주관사 선정을 위해 내건 평가기준은 총 13개에 달한다. 이 중 계량화 할 수 있는 기준은 4가지로 나머지 9가지는 비계량 요소로 분리할 수 있다.

계량 요소 중 가점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은 무엇보다 최근 3년간 국내외 M&A 주관업무 수행실적이다. 실적치가 높을 수록 M&A 주관 노하우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 M&A 주관 순위자료(올 2분기 현재)를 기준으로 대한통운 주관사 후보로 등록한 5개 컨소시움의 주관실적을 비교한 결과, 거래규모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후보는 삼성증권-모간스탠리 연합이다.


삼성증권 연합의 최근 3년간 국내외 주관실적은 총 1조8885억 달러(약 1726조원, 864건)로, 차순위인 JP모건-소시어스 컨소시엄에 비해 약 2509억 달러 앞서 있다.

거래규모면에서는 네번째에 불과하지만 M&A 주관건수에서 1014건으로 수위를 차지한 안진회계법인-법무법인 광장-크레디트스위스 연합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주관건수가 높으면 그만큼 다양한 M&A 유형을 다뤄봤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단독 후보인 스탠다드차터드를 제외하고는 4개 컨소시엄의 주관실적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어 실적에 따른 승부는 박빙을 이루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정리회사의 매각이라는 특수성이 변별력의 기준으로 거론된다. 대한통운의 경우 법원이 매각을 총지휘하는 정리회사에 해당한다. 평가기준에도 정리회사 매각 주관업무 실적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됐다. 대한통운은 비계량 평가요소의 첫번째 기준으로 '회사, 회사의 정리절차 및 M&A에 대한 이해'를 내세웠다.

정리회사의 매각 주관사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매각가격을 높게 받는 것보다 회사의 성장과 지속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는 원매인 확보에 주력한다. 대한통운 관계자도 "주관사는 회사의 자산을 보호하면서 실질적인 투자가 가능한 인수자를 물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계량 평가요소 중 '예상되는 법률적 또는 절차상 쟁점에 대한 분석 및 대응 전략'은 주관사의 법률자문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의 경우 M&A 과정에서 구주주가 매각방법과 관련해 법적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 매각을 신속히 하고자 하는 회사측과는 이해가 상충할 수 있다.

법무법인과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한 2개 컨소시엄의 경우 비계량 요소의 가점을 받을 여지가 크다는 예상도 이 때문이다. 다만 나머지 컨소시엄 역시 후보등록과는 별개로 법무법인을 자문사로 끼워넣고 주관을 대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법무법인의 유무가 변별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M&A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딜의 주관업무를 따내기 위해 쟁쟁한 후보들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매각 주관수수료가 법정상한선(30억원)에 묶여 높지 않은 편임에도 일부 컨소시엄은 수수료를 상한선보다 5억원씩이나 낮춰 부르는 등 가격경쟁도 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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