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韓시장 좋지만, 주식은 파세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10.01 15:34

전망 따로, 매매 따로... 이유는 왜?

"韓증시 좋지만, 주식비중은 줄이세요"

전세계를 무대로 돈을 굴리는 외국계 증권사. 이들의 시장전망과 매매패턴은 종종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라는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매매패턴은 극명하기 엇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올해가 대표적인 예. 한국증시에 대한 관점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1300대에서 1600대로 오른 상반기에는 소폭의 매수우위를 보이더니, 1600에서 2000까지 껑충 뛴 6월 이후부터는 무려 19조원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유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주판알을 튕기기 때문'이라는 정도의 설명은 가능하다. 한국 증시의 전망이 아무리 좋아도, 한국보다 더 좋은 시장이 많으면 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게 외국계 증권사의 '숙명'이라는 뜻이다.

최근 JP모간의 시장전망과 투자전략은 이같은 차이점을 잘 보여준다. 한국시장은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면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투자의견은 '비중축소'를 제시하고 있다.

JP모간 한국지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지수는 한국기업의 견실한 영업이익 성장과, 기업실적의 가시성 제고, 국민연금 등 정부가 지지하는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조선주와 건설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이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펀더멘털의 변화, 장기 수익성 개선 등에 성공하면서 신용불안으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을 완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간은 원달러 환율의 경우, 급격하게는 아니지만 높아질(원화절하)가능성이 있다며 LG필립스LCD,LG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수출주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JP모간 글로벌의 한국시장 전략은 '비중축소'다. JP모간 이머징 마켓 펀드매니저들의 올해 8월 컨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브라질과 터키·중국·말레이시아·남아프리카 공화국·태국·필리핀은 '비중확대'에, 한국과 대만·인도·헝가리·체코는 '비중축소' 리스트에 올라 있다.

특히 이같은 전망과 전략의 차이는 지수 1900선을 분수령으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는 지수가 1800대에 머물렀던 지난달 초 "지금은 조정을 겪은 한국주식을 저점매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아시아 경쟁시장에 비해 19%낮은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분석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외인들의 매도공세와 관련, "코스피 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외국인들이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시장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고 앞으로도 10~15%수익률에 만족해야하는 만큼, 이머징 마켓으로서의 같은 매력은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외국인의 매도에는 순환매,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며 "최근에 외인이 많이 판다고해서 한국시장을 나쁘게 본다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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