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대신證 20대 '오너' 전무 인사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7.10.01 15:51
대신증권이 20대 중반의 전무이사를 전격 선임했습니다. 45년 역사의 중견 증권사로 한때 재벌계열의 대형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위상을 생각할 때 파격적인 인사입니다. 물론 그 주인공이 회사 창업자의 손자이자 최대주주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81년생. 만으로 25세, 우리나이로도 스물일곱의 청년 임원인 양홍석씨는 고(故) 양회문 회장과 이어룡 회장의 장남입니다. 양씨는 2005년초 양회문 회장의 사망으로 동생 양홍준씨와 함께 지분을 상속받고 일찌감치 최대주주로 등극합니다. 2005년7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을 앞두고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 경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예정된 수순이지만 입사 1년2개월만의 고위 임원으로 전격 발탁된데 대해 대신증권 내부에서조차 이번 인사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양씨는 지난 5월 대신투신운용 상무로 발탁되며 빠른 후계구도 정립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본사 고위 임원으로 오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리지 않겠느냐는 게 그동안의 예상이었습니다. 아버지인 고 양회문 회장도 공채 1기로 입사, 단계를 밟아 임원승진까지 10년 이상 소요됐기 때문입니다.

내부에서조차 놀란 정도니 다른 증권사 직원들의 놀람은 더 큰 듯 합니다. 20대 중반 전무 선임 뉴스에 그보다 10여년 위의 증권사 과장들은 "스물다섯 전무 선임에 난 서른 다섯 과장, 아직 차장도 보이지 않는데…"라는 자조섞인 메신저가 돌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증권업계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인 대신증권이 왜 이런 깜짝 인사를 단행했을까요?


대신증권과 업계 관계자들은 세습경영 체제에서 불행한 가족사가 양씨의 초고속 전면등장을 촉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창업주의 아들인 고(故) 양회문 회장이 2005년초 사망했고 올초에는 양씨의 동생인 양홍준씨마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80대 고령인 양재봉 창업주가 후계 구도를 더 빨리 정리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현재 대신증권의 경영은 양씨의 모친인 이어룡 회장과 함께 고모부인 노정남 사장(양재봉 창업주의 둘째 사위)이 이끌고 있습니다. 자신이 건재할 때 하나 남은 손자에게 좀더 확고한 자리를 잡게 해주고 싶었다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증권맨들의 마음은 다소 착찹해 보입니다. 젊은 손자의 입지를 생각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국내에서 손꼽히는 증권사 임원이 창업주의 손자란 이유로, 대주주란 이유로 1년여만에 달 수 있는 자리인가 하는 생각들입니다.

양씨는 2005년2월 아버지인 고 양회문 회장의 지분을 상속, 이미 최대주주가 된데 이어 올 3월에는 동생의 지분까지 상속했습니다. 현재 지분율은 5.55%이며 양씨를 포함한 대신증권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은 6.5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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