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하이닉스에 왜 뒤지나" 질타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7.09.30 14:46

지난 7월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경영진에 질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뒤진 것에 대해 격노했다. 최고의 대우와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1등을 하지 못한 것은 경영진의 책임 아니냐는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경영진에 대해 강도 높게 질책을 한 것은 1993년 신경영선포를 준비하던 시점 이후 거의 처음이다.

30일 업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최근 수원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어떻게 했기에 하이닉스에 뒤졌느냐'고 삼성전자 경영진을 질타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7월 29일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2007년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 삼성전자를 비롯해 계열사 경영진들을 만났다.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는 1993년 신경영 선포 이후 삼성 경영진들이 갖는 행사로 삼성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과 세계 초일류 제품, 경쟁 업체 제품을 비교전시해 삼성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장에는 이학수 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비롯해 윤종용·이윤우·이기태 부회장,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 최지성 정보통신총괄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이재용 전무 등 그룹 수뇌부 2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D램 수율이 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뒤처졌다는 보고에 대해 이 회장이 경영진을 강하게 질책했다"며 "은행들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관리하는 하이닉스에 비해 뒤처졌다는 점에서 노여움까지 드러내며 경영진을 다그쳤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셀 면적을 줄이는 신 공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신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라인의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이 사이 하이닉스와 일본의 엘피다 등이 물량을 늘리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올 들어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2분기에 반도체 총괄은 3300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반도체 총괄은 한때 5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올 2분기에는 8%를 내는데 그쳤다. 6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얼마전엔 기흥사업장에 정전사고까지 발생해 내우외환을 겪었으며 반도체 담당 임원진을 교체하는 구조조정까지 겪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반도체 총괄이 실적을 제대로 내지 못해 질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재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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