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한국형' 헤지펀드 선보인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10.01 08:09

'챌린저알파펀드' 통해 헤지펀드 전략 대부분 사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형' 헤지펀드를 선보인다. 국내에선 법적으로 헤지펀드 설립이 불가능하지만, 이 펀드는 헤지펀드가 구사하는 대부분의 차익거래 전략을 사용해 연 8%대 절대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사실상 국내 첫 헤지펀드다.

3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연 8%대(양도성예금증서 금리+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미래에셋 챌린저알파펀드'를 10월초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펀드는 주식 현물과 선물의 차익거래 뿐 아니라 개별 종목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롱숏(Long-Short)'매매, 공개매수 등 기업간 이슈에 배팅하는 이벤트-드리븐 전략 등 헤지펀드의 차익거래 전략 대부분을 사용한다.

현·선물 차익거래는 주식 선물이 고평가 됐을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산 뒤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반대매매(선물매수+현물매도)를 통해 가격차이 만큼 이익을 얻는다.

이벤트-드리븐 전략은 인수합병(M&A)을 앞둔 종목간 가격 괴리를 이용한 차익거래의 일종이다. 이를테면 신한지주의 LG카드를 인수시 두 주식의 합병비율이 정해진 후 신한지주 주식이 비싸졌다면 신한지주를 매도하고 LG카드를 매수한다. 주식 합병전 정상가격으로 돌아오면 반대로 매매해 차익을 얻는식이다.

인덱스펀드를 활용한 이벤트-드리븐 전략도 가능하다. 예컨대 SK가 SK에너지로 기업분할됐을 때 지주회사인 SK가 코스피200 종목에 남고 SK에너지(사업회사)가 지수 편입 종목에서 제외됐는데, 지수를 따라가며 수익을 얻는 인덱스펀드는 SK에너지를 포트폴리오에서 빼야 되므로 매도에 나서 주가가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건 SK에너지이므로 향후 지수에 재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이용, 주가가 하락한 SK에너지를 사들인 뒤 코스피200 종목에 편입돼 인덱스펀드의 매수 수요가 늘어 가격이 높아질 때 팔아 이익을 얻는 구조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페어 트레이딩(Pairs Trading)도 이 펀드의 주요 전략이다. 우선주는 할인가격을 감안하면 보통주와 일정한 가격차이를 유지한다. 이런 균형 가격은 잠시 깨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노려 차익거래를 시도한다.

업종(섹터)별 차익거래 전략도 구사한다. 섹터별 지수를 만들어 업종 순환주기를 예측, 활황이 예상되는 건설업종을 롱(매수), 통신·서비스업을 숏(매도) 포지션을 미리 취해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미래에셋측은 연 7~8%대 이익을 꾸준히 얻어 복리효과를 감안할 경우 5년후 45~50%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 챌린저알파펀드' 운용은 1조원에 달하는 차익거래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금융공학운용팀이 맡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금융공학팀은 차익거래펀드를 통한 매매금액이 전체 차익거래 시장의 20%이상을 차지할만큼 업계에서 '톱'으로 꼽힌다.

특히 이현경 금융공학운용팀장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시장의 미세한 가격차이를 이용, 위험없이 이익을 챙길 만큼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차익거래 전문가로 통한다.

이현경 팀장은 "그간 차익거래펀드 등을 통해 헤지펀드 운용전략의 노하우를 쌓아왔다"면서 "초기엔 안정적인 전략만 사용해 성과를 검증받은 후 글로벌 증시 움직임과 국가별 환율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전략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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