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D램 현물 중단.."이 가격에 못판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7.09.27 19:24

(종합)가격 안정 기대.."재고만 늘리는 惡手 될수도"

하이닉스반도체가 현재 가격으로는 현물시장에 D램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이닉스의 이번 결정이 D램 가격의 급락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아니면 하이닉스의 재고만 늘리게 될지 주목된다.

하이닉스는 27일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현물시장에 D램 공급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지금까지도 시장 가격에 따라 현물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왔지만 공급 자체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전체 D램 생산량의 약 15%를 현물시장에 공급해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현물시장에 물량 공급을 하지 않더라도 고정거래 수요가 있어서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의 이번 결정은 현물시장 가격 급락을 진정시켜 고정거래가격을 안정시켜 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현물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현물가격이 급락하고 이로 인해 고정거래가격까지 하락하는 구조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12메가 DDR2 667 제품은 지난 10일 1.65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이후 속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물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고정거래가격도 9월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푸르덴셜증권 박현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이번 조치는 현물시장 가격을 지지해 고정거래가격을 안정시켜 보자는 의지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른 메이저 반도체 업체들도 이 움직임에 따라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이번 조치가 D램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현물가격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하이닉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내에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자칫 하이닉스의 재고만 늘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D램 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다른 업체들의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등이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5~6월에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모두 이번과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기존 방침에서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물 공급은 기존에도 탄력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특별히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이번 조치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열흘 정도 사이에 D램 가격의 반등세가 나타나지 않고 고정거래시장 물량도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을 경우 하이닉스가 재고 증가를 견디지 못해 이번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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