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아리랑 공연 관람 사실상 결정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07.09.27 11:59

백종천 靑 안보실장 "상호 체제 인정, 관계 한단계 진전 차원서 관람 결정"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달 2~4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기간 중에 북측의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아리랑 공연 관람은 북측이 제안했고 관람 여부는 추진위 등 회의체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청와대 안보실 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아리랑 공연은 관람이 가능하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안보실 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북측의 아리랑 공연 관람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우선 북한을 방문하는 우리를 북측이 접대하는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 "둘째는 앞으로 장기적인 남북관계의 발전, 민족의 발전으로 봤을 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단계 진전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과정이 남북간에 이해와 신뢰를 형성해가는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한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많은 것이 변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남과 북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리랑 공연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이라 해서 관람을 거부하면 북한에 가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백 실장은 "다음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고 할 때 남쪽에서 보여줄 수 있는 공연도 분명 우리 체제에 대한 의미가 깔린 것이 아니겠나"라며 "우리는 예술성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만큼 획일화는 안 되겠지만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기반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실장은 "아리랑 공연은 이미 우리 국민들도 올라가서 많이 봤고 이번 아리랑 공연보다 더 심한 내용이 들어있는 공연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도 관람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디오로 관련자들이 다 봤는데 큰 문제는 없었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서 조금 민감한 문제는 북측에 제기했고 북측도 그런 문제는 수정하겠다고 했다"며 "따라서 현재 입장은 아리랑 공연은 괜찮겠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아리랑 공연은 공연 때마다 내용이 다 다르다"며 "최근 것을 봤고 큰 문제는 없었지만 좀 다듬어 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포괄적으로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공연은 2002년부터 시작돼 그동안 우리 국민 1만여 명과 외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관람했다. 정부 고위인사로는 지난 2005년 9월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 때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이 관람했다.

외국 인사로는 2002년 제프 플레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2005년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르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관람했고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2000년 10월 방북시 아리랑 공연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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