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 최소 4명 사망

엄성원 기자  | 2007.09.27 07:31

국제사회 비난 잇따라

미얀마 군정당국의 강제진압으로 시위대 4명이 숨졌다고 AFP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승려와 시민 수백여명은 이날 오후부터 양곤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불탑(佛塔)인 쉐다곤 파고다 주변으로 몰려들었으며 무장한 군 병력은 이곳으로 통하는 길목 4곳에 철조망을 두르고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다.

쉐다곤 파고다는 1988년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의 중심지였으며 최근 승려들이 이끌고 있는 반정부 가두행진의 출발지 역할을 해왔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고사격을 하고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방패와 경찰봉을 무자비하게 휘둘러 승려와 시민 등 수십명이 부상했다.

AFP 통신은 이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승려 3명을 포함, 시위대 4명이 숨졌다고 미얀마 정부관리과 병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소 5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정은 이날 0시를 기해 옛 수도인 양곤과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 각각 60일간의 통금령과 5인 이상의 집회 금지령을 내렸다. 야간 통행금지 조치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이어지게 된다.


미얀마의 강제진압에 따른 유혈사태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론도 들끓고 있다.

장-피에르 주예 프랑스 유럽담당 정무차관은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는) 확실히 정당하다"며 "유럽연합(EU)은 미얀마의 군사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날 노동당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보리가 즉각 소집돼 미얀마 사태를 논의해야 한다"며 "유엔이 미얀마에 특사를 파견해 어떠한 인권탄압도 용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선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필리핀인 수십명이 모여 "미얀마 군정종식"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사태 해결에 중국이 적극 나서줄 것을 중국측에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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