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금융사 "탄소같은 기업 No!"

이경숙,뉴욕=황국상 기자 | 2007.09.26 17:36

[기후가 기업을 바꾼다]<1-5>금융사들 정보공개요구 등 기업환경 급변

편집자주 | 기후변화 시대의 기업에 '기후는 기회'다. 소비시장엔 온난화를 염려하는 친환경 소비자군이, 투자시장엔 기업의 단기이익보다는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보는 투자자군이 부상하고 있다. 시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일부 대기업들은 벌써 기후에서 기회를 잡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탄소정보공개, 포스트교토 등 달라지고 있는 기업 환경과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은 기업들의 사례를 5회에 걸쳐 전한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지구온난화에 따라 뽕나무 밭을 푸른 바다로 만드는 변화가 지구환경뿐 아니라 기업환경에도 일어나고 있다. 금융사들은 기업에 탄소정보와 환경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대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비용-수익 구조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26일 아시아지속가능투자협회(ASrIA)에 따르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참여한 금융기관 수는 2003년 첫해 35개에서 올해 315개로 급증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 ABN암로, HSBC, AIG 등 세계의 대형 연기금, 은행, 보험사들이 CDP에 서명했다. 서명기관의 금융자산 규모는 4조5000억 달러에서 41조 달러로 늘었다. 811%가 넘는 증가세다.

박유경 ASrIA 연구원은 "CDP서명기관의 자산은 전 세계 금융기관 자산의 70%에 해당한다"며 "대형 금융기관들이 투자, 융자 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어 기후변화 이슈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 CDP, ASrIA www.cdproject.net)

글로벌 기업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발표된 2007 CDP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대기업의 79%는 "기후변화가 기업 가치에 위기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석유·가스 회사들은 태풍 같은 기후현상이 극심해져 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발전·전력회사들은 석유 등 화석연료 가격상승과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를, 은행·보험 등 금융회사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투자이익 감소를 우려했다.

기후에서 기회를 찾는 기업들도 많았다. CDP조사에 응한 기업의 82%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참여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기업환경의 변화는 온난화만큼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세계지도자들은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이행기간 즉 '교토체제'로 본격 돌입하기도 전에 벌써 '포스트 교토'를 논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현지시간) 주재한 유엔기후변화 고위급회의에는 국가원수 80여명 등 150개국 정부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기후 이슈로 지금까지 열린 고위급 회의 중 최대 규모였다.

'미래는 우리 손에(The Future in Our Hands)'라는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서 이 자리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변화의 돌파구 마련에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데에 합의했다.

심지어 교토체제에 반대하던 미국 정부까지도 기후변화 이슈에 대응하고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4일 열린 유엔 각국 정상 만찬에 참석해 지구 온난화 방지대책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또 27일부터 이틀 동안 워싱턴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미국, 중국, 인도, 한국 등 온실가스 주요배출국 16개국의 정부 관료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사 이노베스트의 휴손 발첼 대표는 "정부, 주주를 막론하고 거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 시대를 미리 준비해온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향방은 조만간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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