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국업고 亞 금융수도를 꿈꾸다

홍콩=김동하 기자 | 2007.09.23 09:26

- 글로벌 기업 중국진출, 중국기업 해외진출 모두 홍콩 통해

중국진출을 원하십니까? 아시아의 금융수도 홍콩으로 오세요”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2007년 9월. 어느새 아시아의 금융중심지로 우뚝 선 홍콩의 새로운 야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홍콩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중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것.

10년 전 중국으로 반환될 당시만해도 중국과 거리를 둔 ‘독자생존’을 부르짖었다면, 지금은 거대시장과 성장기업들이 즐비한 중국이야말로 홍콩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자랑거리다.
↑ 첸 카이 컹

IMF외환위기 및 중국본토 반환 10주년을 맞이해 21일 '홍콩 아시안 금융포럼’을 주도한 첸 카이 컹(陳家强) 홍콩특구 재무장관. 그는 “홍콩에게 지난 10년은 아시아 최고의 금융센터로서의 위치를 지켜낸 기간이자, 아시아 금융위기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라고 말했다.

첸 장관은 중국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며, 홍콩의 그 중심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업의 핵심인 자산운용 분야에서 홍콩은 가장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진출을 원하고 있고, 또 자금을 조달하기를 희망한다. 홍콩은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중국의 국제금융중심지다. 낮은 세금, 풍부한 유동성, 투명한 지배구조 등은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홍콩의 장점이다”

특히 중국 대형 국영기업들의 상장은 '전세계에 홍콩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영기업을 상장할 때만해도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홍콩은 훌륭하게 해냈다. 지금도 중국진출을 원하는 많은 전세계 기업들과 세계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하는 많은 중국기업들이 홍콩으로 오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시스템’이라는 원칙은 고집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상하이 시장 및 선전시장과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그는 “홍콩, 상하이, 선전 시장은 모두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교류협력을 늘려가고 있다”라며 "세 시장 모두를 합병하는 것은 바람직한 발전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알란 웡

이번 포럼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홍콩무역발전국의 알란 웡(黃錦輝) 부대표. 그는 아시아 금융수도를 꿈꾸는 홍콩은 ‘이미 준비된 곳’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홍콩의 전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고 개방된 곳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국적이 어디든,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가리지 않는다”

특히 세금문제와 관련, 그는 ‘단순하고 싼 게 장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홍콩은 국적을 불문하고 이미 충분히 개방된 시장이라는 것. 홍콩에서는 홍콩기업이든 중국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동일하게 17.5%의 법인세, 16%의 소득세를 내면된다. 배당소득세나 부가세는 없고, 특별한 세제상의 혜택도 없다. 혜택은 오히려 ‘부패’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강조하는 모습에서는 자신감이 흘러넘친다.

국내총생산(GDP)의 95%를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홍콩. 알란 부대표는 "홍콩은 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다. 단지 인력과 일, 그리고 투명한 법적 시스템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마크 미켈슨
중국을 등에 업은 홍콩은 이제는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과 유럽 등으로 타깃을 옮기고 있다.

마크 미켈슨 홍콩투자청 부청장은 "중국 본토에 진출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본토 대신 홍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와 지난 2004년부터 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인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를 맺고 있는 홍콩은 오히려 본토보다 세금이 낮고,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는 "홍콩의 메리트는 크게 세금, 외환거래의 안정성 및 풍부한 유동성, 법적 제도, 낮은 부패 등으로 요약된다"며 "최근 2~3년간 홍콩에 투자를 위해 방문한 전세계 1200여개의 기업 중 절반인 600여개 기업이 실제 투자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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