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속 증권업..M&A냐 신규설립이냐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7.09.26 11:47

국민.기업銀 등 "신설의사 있다"..매물 가격 낮추기·여건 검토중

증권산업의 최대 화두였던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가 M&A를 희망하던 금융사들이 증권사 신설 쪽으로 눈을 돌리며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금융계에서는 M&A를 통한 증권업 진출과 증권사 신설의 득실을 비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누리투자증권, BNG증권 등 시장에 나온 매물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했지만 현재는 국민은행, 두산캐피탈 등 대형사들이 발을 빼면서 시장의 관심은 사실상 식은 상태다.

KGI증권 인수 의사를 자의반 타의반 접었던 국민은행은 한누리투자증권증권에 대해서도 경쟁이 가열되자 차라리 증권사를 새로 만들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국민은행의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프리미엄이 과도하면 차라리 증권사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 중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있던 기업은행도 신설과 인수를 동일선상에 두면서 곧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준 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새 증권사를 만들 것인지 기존 증권사를 인수할 것인지를 놓고 장ㆍ단점을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초까지 증권업 진출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캐피탈을 앞세워 BNG증권 인수를 추진하던 두산그룹도 인수대상 회사의 몸값 상승으로 한발을 뺀 상태다.

또 M&A 대상 단골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SK증권, 교보증권, CJ투자증권 등에 대해서도 외형적으로는 관심이 식은 상태다. 대형사로서 M&A 가시권 안에 들어왔던 현대증권도 현대그룹이 지주사 체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장 표명과 자체적인 유상증자 등으로 M&A 재료는 소진됐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의 변화가 감독당국의 입장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해석한다. 금융감독당국은 KGI증권 인수전 이후로 증권사의 몸값 책정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판단해 가급적 신설도 전향적으로 허용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형 금융사들이 회사를 새로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신설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 매물의 가격을 낮춰보겠다는 복합적 의지가 내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신설에 드는 비용이 매입 비용(육성 비용 포함)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낮지 않다면 매입 카드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 신설로 새로이 회사를 만들어 면허(라이센스)를 받으면 영업권 가치 등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직간접적 후원이 있다면 일단은 신설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주요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의 몸값 추이가 궁극적인 방향타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일단 대세를 이룬다. 증권사 신설이 비용도 비용이지만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현실적으로 신설을 통한 증권업 진출은 최소 2 ~ 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금융산업 구조개편과 금융지주사 전환 등과 맞물리며 주가와 회사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민은행 같은 경우 1조 ~ 2조원의 영업권비용이 들더라도 대형증권사를 인수, 전반적인 사업모델을 바꾸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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