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주위 둘러보니" 일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09.21 06:21

금리인하 후유증, 실적 우려 겹쳐 조정

금리인하 효과를 마음껏 누렸던 미국증시가 냉정을 되찾고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8.86포인트(0.35%) 떨어진 1만3766.70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10.28포인트(0.67%) 하락한 1518.75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19포인트(0.46%) 떨어진 2654.29를 기록했다.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촉발시킨 고용관련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리인하 효과로 인한 이틀간의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리와 더불어 베어스턴스 등의 부진한 실적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신용경색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금리인하 환호과 가라앉으면서 고개를 들고 있다.

유가가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달러는 각종 통화에 대해 최저치로 곤두박질 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살아나는 등 금리인하의 '대가'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페덱스, 베어스턴스 실적 우려 선도

실물부문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날 증시의 초점이 됐다.
페덱스는 이날 주택경기 침체로 건축관련자재 운송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페덱스는 올해 주당 순이익이 당초 예상됐던 7.40달러보다 밑도는 6.70-7.1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페덱스 주가는 3.06달러 떨어진 105.45달러로 마감하면서 증시의 조정을 선도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도 일제 약세를 기록했다. D R 호톤은 1.11달러 떨어진 14.08달러, 풀트 홈즈는 1.15달러 하락한 16.11달러에 머물렀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 역시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는 부진한 실적 발표 여파로 18% 뒷걸음치며 하락세의 선두에 섰다.
노조와의 협상이 정체상태에 놓인 GM은 전날에 비해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모기지 부실의 영향이 어느정도일지 관심의 대상이 됐던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분기실적이 10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베어스턴스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1억7130만달러(주당 1.1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3800만달러(주당 3.02달러) 보다 6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주당 1.79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에 투자해 파산 위기에 빠진 산하 헤지펀드에서 2억달러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18센트 하락하는데 그친 115.46달러로 마감했다.

수백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챙긴혐의로 주식대출 관련 간부가 구속된 모간 스탠리 주가는 2.4달러 떨어진 64.63달러로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순이익을 발표했음에도 1.97달러 하락한 203.53달러에 머물렀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28억5000만달러(주당 6.1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억5000만달러(주당 3.26달러)보다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바이가 최대주주로 올라서 '아랍계 회사'가 될 전망인 나스닥의 주가는 49센트 오르는데 그친 36.5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찰스 슈머 상원 의원(민주당)은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나스닥 지분을 두바이에 매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유가, 달러 연일 기록경신

금리인하로 유가와 달러 등 국제 자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에 일조했다.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1.4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29분 현재 1.4065달러를 기록했다. 1.3962 달러 수준에서 출발한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1.4098달러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유로/달러 환율가 1.4달러를 돌파한 것은 1999년 유로화 창설 이후 처음이다.
이날 캐나다 달러화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달러화 가치를 추월했다. 캐나다 달러 대비 미 달러화 가치는 99.79센트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3달러를 돌파하며 4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기록 경신 행진을 지속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39달러(1.7%)급등한 83.32달러 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정규거래에서 한때 83.9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전자 거래에서는 배럴당 84.10달러까지 치솟았다.

소비 회복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멕시코만에서 형성되고 있는 열대성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발전, 생산 차질을 불러 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유가 강세에 불을 지폈다.

경기우려 vs 고용사정 완화...지표 혼조

고용사정은 예상과 달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대비 9000건 감소한 31만1000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32만1000건을 하회하는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청구건수도 32만4250건에서 32만750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3~6개월 후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월가 예상을 하회했다.

미국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8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0.6% 하락했다. 이는 0.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밑도는 것이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10개 구성지표 중 소비자기대심리, 실업수당청구, 주가, 건축허가 건수 등 8개 지표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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