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社, 방문판매 채널 막혀 '위기'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7.09.20 16:22

중견사, 공정위 '무늬만 방판' 제재에 타격 불가피

한때 이름을 날렸던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으로 대표되던 '시판' 유통 채널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판로가 막힌데 이어 최근 공정위 시정명령으로 '방판'(방문판매) 채널까지 타격을 받아 일대 위기에 빠진 것.

공정위는 화장품 업체들이 '무늬만 방판' 영업을 해왔다며 지난달 화장품 '빅2'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시정명령을 내린데 이어 코리아나, 나드리, 한국화장품, 소망화장품, 한불화장품, 화미화장품(화진화장품) 등 중견 화장품 업체들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내렸다.

특히 이들 중견업체들은 시판 채널은 무너지고 그나마 방판으로 명맥을 유지해온터라 이번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른 타격은 더하다는 지적이다.

◇화장품의 3대 유통 채널

1997년까지만 해도 화장품 시장은 전문점, 방판, 백화점이 삼분하는 구도였다.

1990년대부터 급성장했던 화장품 전문점 시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쇠퇴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2000년 초반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로 대표되는 저가 브랜드숍의 득세에 더욱 설자리를 잃었다.

대형마트도 새로운 유통채널로 급부상했고 백화점은 '고가 프리미엄 화장품'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방판 채널은 지속적 성장을 거듭하며 전문점, 백화점을 압도하는 최대 유통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화장품 시장에서 방판 매출은 1조9830억원으로 36%를 차지해 전문점(26%), 백화점(21%)을 능가하는 최강 유통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중견 화장품 업체들은 '화장품 아줌마'들이 가가호호 방문, 화장품을 직접 파는 '방판'에 의존하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때문에 이번 공정위의 방판 제재명령에 따른 중견사들의 충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사들, "방판 마저..어찌하오리까"

공정위는 방문판매를 가장한 다단계 판매가 성행한다는 지적에 따라 올초부터 전국 232개 시군구와 합동으로 방문판매업체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매출액 규모가 큰 25개 업체 대해 집중조사해 지난달 웅진코웨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대교 등 4개 업체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또 2차로 12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고발 조치를 했다. 코리아나화장품, 한국화장품, 소망화장품, 소망화장품, 화미화장품 등 중견 화장품업체가 대부분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방문판매업 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다단계 판매 영업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 3단계 이상의 판매원 조직을 갖게 되면 다단계판매에 속하는데 대부분 화장품 업체들이 4~8단계의 판매원 조직을 운영하면서 하위 판매원의 실적에 따라 모집수당, 증원수당 등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공정위의 시정 명령에 따라 의결서를 받은지 한 달 내 다단계로 업종 전환을 하든지 조직을 2단계내로 변경해야한다.

신고만 하면 되는 방문판매업보다 등록을 해야 하는 다단계판매업의 경우 규제가 훨씬 까다로워 선뜻 업종을 전환할수도 없는 노릇.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할 경우 130만원 이상의 제품은 판매할 수 없고 판매원 장려금 등 수당도 판매대금의 35% 이상은 지급할 수 없다. 영업 차질도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다단계판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시정 명령에 따라 방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워낙 복잡한 문제인데다 중견사들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파장이 더욱 커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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