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다음 李사장사임 나쁠 것 없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7.09.20 15:07

"기업가치 변화 없을 것..지주사 전환은 글쎄?"

증권업계는 20일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대표직에서 전격 사임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 인식해온 CEO리스크를 줄여주는 요인으로서 "나쁠 것이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소식이 전해진뒤 다음 주가는 오름폭을 키워 4.72%(3200원)오른 7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음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던 이재웅씨가 이날 사임하면서 석종훈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이재웅씨는 대표이사 사임 후에도 기존에 맡고 있던 다음 이사직 및 라이코스 CEO(최고경영자)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이나 네오위즈게임즈 등 경쟁업체들도 최대주주가 대표직을 맡고 있지 않다"며 "다음도 같은 컨셉으로 가는 것일 뿐 큰 변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애널리스트는 "이재웅씨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석종훈 대표에게 힘을 좀더 실어주는 것일 뿐, 근본적으로 회사를 바꾸거나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종종 우려로 부상했던 CEO관련 이슈가 해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기업 현물출자 논란 등으로 그동안 시장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점은 사실"이라며 "이재웅씨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런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은 심리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재웅씨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는 해도 실질적으로 경영 영향력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치가 갑자기 변하지는 않겠지만 회사가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켜주는 쪽으로 바뀌어가는 것은 좋은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실 시장에서는 이재웅씨가 오랜기간 독단적으로 경영하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시각도 많았다"며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물러난 것이기 때문에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의 지주회사 전환설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이재웅씨의 이번 대표이사 사임이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방만했던 자회사를 대폭 정리한데 이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 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라는 해석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전환이 아예 가능성이 없는 상태는 아니지만 다음의 경우, 자회사의 사업가치가 풍부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자회사의 독립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주사 전환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자회사의 부실요인이 많은데 그걸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다음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면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 관계자는 "지주회사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없고, 이재웅 대표의 대표직 사임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며 부인했다. 또 이재웅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기존의 라이코스 CEO직을 맡으며 해외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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