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은 발칵 뒤집혔다. 정동영 이해찬 후보진영도 각자 대응을 논의하느라 급박하게 움직였다. TV토론은 손 후보 없이 진행됐다.
그의 갑작스런 칩거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선 포기다. 그러나 손 후보가 '사퇴' 카드를 꺼낼 거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 단지 세가 불리하다는 이유로 후보를 사퇴하기엔 찝찝하다. 경선 흥행에도 마이너스다.
캠프 관계자들은 "사퇴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노주자 단일화처럼 다른 주자를 지지할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
그보다는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단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충격요법이란 얘기다.
현재 손 후보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미 꺾여버린 대세론의 빈 자리를 위기론이 채웠다. 사퇴를 염두에 둔 중대결심론까지 흘러나왔다.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 지역 상황도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손 후보는 토론 당일 불참 선언이란 강수를 둬 자신을 구해달라는 긴급조난신호(SOS)를 보낸 셈이다.
이 경우 손 후보의 시선은 신당 중진, 그 중에서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향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김 전 의장은 '시베리아'에 서 있던 손 후보를 범여권으로 잡아끌었으나 그 뒤엔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경선 상황에 대한 항의 성격도 짙다. 손 후보는 초반4연전 이후 "조직동원 경선이 벌어졌다" 불만을 쏟아냈다. '칩거'라곤 하지만 1박2일 일정만 취소한 것도 '시한부 농성'이란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에 화답하듯 그동안 중립을 내세웠던 당 중진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근태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정대철 전 우리당 고문 등은 20일 오전 만나 현재 경선상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론 손 후보의 불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양새다. 집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근 손 후보가 이들이 내민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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