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장, '공격적 규제완화' 요구 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7.09.19 18:52

이례적 '규제완화' 직접 언급… 삼성 "원론적인 이야기일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재계의 규제완화 요구에 힘을 실어줬다. 남북경협 사업에 대해서는 "민족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해 재계 일각의 '돈이 돼야 투자할게 아니냐'는 회의론에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삼성이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삼성 위기론'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 회장이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던져 왔던 화두마다 재계 안팎에 크고 작은 파장을 불러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의 배경에 또다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공격적 규제완화' 주문은 그의 대(對)정부 메시지치곤 다소 '공격적'이란 평가다. 이를 계기로 재계의 규제완화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도 해석된다.

◆규제완화 '공격적 화두' 꺼낸 배경은?= 평창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난 이 회장이 이번에 내놓은 화두는 '규제완화'다.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던 문제다. 그것도 '공격적인' 규제완화를 강조했다. '그래야 선진국으로 빨리 갈 수 있다'고도 했다.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규제가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에 제약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상 정부를 향해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 고위 관계자는 "특별히 어떤 문제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은 아니며 평소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발언은 최근 전경련 등 재계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 요구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전경련은 지난 5월 한덕수 총리의 요청을 받고 기업관련 규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치고 있다. 규제개혁추진단을 만들어 5500여개의 규제와 실질적으로 규제효과를 내고 있는 각종 제도들에 대해 점검해 존속 필요성 등을 판단,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마침 이날 한미 FTA에 앞서 우리의 규제를 미국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보고서까지 발표했다.

◆삼성 위기론에 종지부= 올 초부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삼성 실적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 회장은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가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목표 달성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등이 "예년 수준의 실적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이 회장이 올해 삼성 실적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올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인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에 시달려 왔다. 이에 대해 삼성은 '올해 반도체 등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계열사의 실적 부진을 그룹 전체의 위기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우려의 시각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장까지 "삼성의 하반기 경영환경이 나쁘지 않고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그동안의 위기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별도 경협사업 준비하고 있나= 이 회장은 이밖에 남북경협 사업은 "사업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국가와 한반도 민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적 타당성이 떨어지더라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회장의 발언은 '사업성이 있어야 투자할게 아니냐'는 재계 일각의 주장과는 다소 상반된다.

이 회장의 발언이 2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삼성도 경협사업과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삼성은 이에 대해 부인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일 뿐이라며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삼성은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브라운관 TV 조립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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