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규제완화 공격적으로"

권성희 김진형 기자 | 2007.09.19 16:00

(상보)靑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성과 보고회 참석에 앞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일 지금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분야에 대해 "인재개발, 연구개발(R&D), 규제완화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규제완화를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성과 보고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가장 역점을 둬야할 분야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힘을 합쳐서 IMF를 극복하기 위해 금도 모으고 열심히 했다"며 "규제완화는 선진국에서 하는 것 보면 다 나와 있다. 교과서다"라고 말했다.

또 "규제완화가 안 되어 있다기보다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면 선진국으로 빨리 갈 수 있다. 아직 (국민소득) 2만달러가 안 됐는데 앞으로 잘만하면 3만달러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규제완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까지 규제가 선진국 진입의 장벽이 된다고 밝힘에 따라 최근 재계의 규제완화 요구는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올 하반기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올해 삼성은 계획했던 경영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체가 부진하지만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증시를 중심으로 나돌던 '삼성 위기설'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과 관련해서는 "사업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한반도 민족의 문제라 생각한다. 개별 공장, 경영권 등 이런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회장은 또 현재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99%는 잘하고 있지만 1%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3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시작됐다. 이 회장은 미리 도착해서 앞좌석에 앉아 있는 10대그룹 회장들을 찾아가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했다.

이 회장은 특히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는 어깨를 맞댄채 웃음을 주고 받으며 1분 가량 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 외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회장은 정몽구 회장과도 몇 마디 말을 주고 받았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행사 전에 기자들이 '남북 정상회담 때 특별 수행원으로 방북하는데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경협 사업이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만들어봐야죠"라며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하반기 경영환경을 어떻게 보는가'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상생협력 성과보고회에서는 행사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간 별도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상생협력 성과보고회에서는 회의에 앞서 노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간 별도 회동이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에게 적극적인 지지 활동을 요청하기 위해 별도 회동을 마련했으나 이번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어 별도 회동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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