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투자 늘릴까? 산다면 무엇을?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09.19 13:01

추격매수<차익실현… 경기관련소비재 금융 IT 단기유망

투자를 늘려야 하나. 그렇다면 어느 종목을 사야 할까. 혹시 반짝 효과에 그치는 건 아닐까. 행여 섣불리 들어갔다 또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

미국 금리인하는 투자자들에 새로운 선택으로 다가온다. 조정장세 속에서 관망 또는 현금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재개에 올라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갖고 있던 주식을 털지 못했던 투자자는 "옳다구나, 바로 이거야"며 반길 것이다. 상반기 2000포인트 돌파 즈음에 '상투'를 잡고 시름에 빠졌던 투자자라면 더욱 그렇다.

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를 크게 반기고 있다. 당연하다. 비록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지만 "미국 금리인하가 가물에 단비가 될 것"이라 기대해 왔던 터라 두손 들고 환영할 만하다.

대형호재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하. 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투자 확대의 기회(?)=쉽지 않은 선택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투자심리 회복 △전고점 돌파 가능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자산 선호도 등 긍정론을 펴고 있지만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일시적인 급등에 그칠 것 △추격매수가 아닌 차익실현 기회일 뿐이란 경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렵다.

긍정론은 이번 금리인하가 국내 증시의 상승을 막고 있던 눌림목을 제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추가적인 경제지표, 특히 고용과 소비 부문의 추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충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투자심리가 안정되면서 N자형에서 눌림목 구간을 지나 상승추세 진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 파트장은 특히 "시장 관심이 3/4분기 기업실적으로 옮겨가고, 이 결과 한국 증시의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고유선 애널리스트는 한걸음 더 나갔다.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이 신용경색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강화될 것으로 낙관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를 통해 '유가급등→인플레이션 상승→금리인상→스테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연결고리를 끊었다"며 "한국 증시의 전고점 돌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경계론도 그럴 듯해 보인다. 이번 금리인하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거한 수술이 아니라 일단 환부를 덮은 미봉책일 수 있다는 우려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하로 유동성 파티는 좀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추격매수가 아닌 차익실현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미국 중앙은행에서 통화 회수에 나설 것으로 봤다. 단기 호재는 되겠지만 그 이상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견해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같은 입장이다. "기대 이상의 금리인하 폭으로 단기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는 바뀔 것이고, 심리적인 영향일 뿐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결국 투자확대냐, 관망이냐를 결정하기 전에 이번 금리인하 효과의 지속 기간과 파급위력에 대한 확신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전문가들은 △경기관련 소비재 △정보기술(IT) △금융에 주목하라고 충고한다. 글로벌 유동성이 재차 강화되며 은행 증권 등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 확대를 점치고 있다. 또 금리인하로 물가보다는 경기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경기관련 소비재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그간 철저히 소외됐던 IT주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기소외 속에서 낙폭이 컸던 만큼 유동성 강화에 따른 수혜를 보다 많이 누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물론 실적 지속 및 상승 종목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성주 파트장은 "실적에 근거해 매매대상 섹터를 압축하라"고 권했다. 오는 4분기에는 산업재, 소재, 금융 등을 주목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산업재, IT, 경기관련 소비재, 에너지 등이 유망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4분기 중반 이후 경기관련 소비재, IT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라고 충고했다.

정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금융주와 수출주에 관심을 두라고 권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을 뒀다"며 "증권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IT나 자동차 관련주의 경우 급격한 반등은 힘들지만 침체의 가속화를 막는 긍정효과를 거론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추후 1, 2차례의 조정을 적극 활용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현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금리인하로 일시 급등하겠지만 연말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현 수준에선 종목별 가격메리트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단기 시장기대 이후 방향성 전환을 지켜보면서 향후 시장 조정시 주식매입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다소 보수성향의 투자자라면 △금리인하로 상승을 위한 에너지가 어느 정도 모이는지, △바뀐 환경에서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하는지, △소외됐던 IT가 각종 악재를 뚫고 상승에 나서는지 등을 지켜봐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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