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가 침체를 막는 것은 아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9.19 08:20

금리인하 불구 경기침체 관련 논란은 점증

연준(FRB)의 예상밖 금리인하에 미증시가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침체로 가고 있는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를 두고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금융시장 안정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려 고용 회복을 가져오고 이를 통해 경기의 선순환이 예상된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경기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도 적지않다.

CNN머니는 18일 '금리인하가 할 수 없는 것:경기침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가 모기지시장의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금리인하 해도 모기지 상환에는 한계 있다
우선 금리인하가 모기지시장의 구조적인 병폐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보기에 금리인하는 모기지에 적용되는 변동금리(ARMs)를 떨어뜨려 주택소유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변동금리 상승이 신용등급이 낮거나 지불 능력이 약한 주택소유자들에게 막대한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 200만 가구 정도가 내년까지 더 높은 금리로 조정된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포클로저(차압)을 줄이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증가하는 포클로저는 소비여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데이비드 위스 S&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인구의 1~2% 정도가 변동금리 상향조절에 노출된 상황이다. 이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며 "금리인하는 금리조절로 인한 충격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속되는 금리인하가 변동금리가 조절되기 이전에 원금상환(refinancing)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지닌 주택소유자들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상환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모기지를 사야하는데, 지금 투자자들은 이전에 없던 신종 모기지상품을 담보로한 증권을 좀처럼 사지 않는다. 이는 금리와 관계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경우 수천, 수만의 주택소유자들이 상환에 실패한다.

에드워드 리머 UCLA앤더슨 포캐스트 본부장은 "금리가 제로까지 떨어져도 모기지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30~35% 정도로 보고 있다. 리머는 "연준은 주택시장을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주택 부문은 철저하게 그시장 개별적인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월가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미국 경제가 밝아질까
금리인하가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의 한편으로 신용경색이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데이비드 켈리 푸트남 자산운용의 경제 부문 자문역은 "부동산 시장을 제외하고 월가가 처한 신용경색과 경제 전체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월가의 몇몇 거래가 지연되는 실물경제 활동에 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느냐"고 말했다. 보통 인수합병이 일자리를 줄이지만 월가의 투자은행을 제외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는 않는다. 뉴욕을 벗어나면 신용경색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거스 파우처 무디스 이코노미.COM 거시경제 조사 본부자은 "신용시장은 직원을 고용하고 투자를 해야하는 기업들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며 "현금을 쌓아둔 기업들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하는지는 금융시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분명 금리인하의 효과를 보고,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점검하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푸트남의 켈리는 "금리인하가 계속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기업과 소비자들은 소비를 연기할 것이다. 그러면서 금리가 언제까지 떨어지고 경제는 어느 수준까지 망가지는 지를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사람들이 이를 믿는다면 경기에 대해 의심하고 투자결정을 보류할 것"이라며 "집을 싸게 사고 싶은 사람은 지금 사기보다 6개월이나 그 이상을 기다리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투자 감소, 유가상승은 큰 부담
해외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금리인하의 어두운 그늘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미재무부 채권 같은 상품들은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진다. 리머와 위스는 "가파른 해외투자 감소는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막대한 해외자금 덕으로 장기금리가 낮게 유지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스는 "지난해 1조달러의 해외자금이 순유입됐는데 대부분 재무부 채권이 아니라 일반 채권시장과 사채시장에 투자됐다. 유입이 중단된다면 대출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낳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자금 유입이 줄면 달러화 가치도 떨어진다.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나아지겠지만 수입 물가는 올라가고 소비여력은 줄어든다.

연준이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는 것도 지적됐다.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유가는 성장동력을 떨어뜨린다. 금리인하는 유가하락보다 상승과 연관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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