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中 공략위해 설비투자"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7.09.19 08:43

최수부 회장 "올 매출목표 2700억으로 상향조정"

"13억 중국인들이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는 장면을 생각해보세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히트 상품을 연이어 출시한 광동제약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금까지 OEM(주문자표시생산) 생산기지로만 활용하던 중국에 광동제약이 직접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판매도 단행할 예정이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사진)은 18일 삼성동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최 회장은 "내년 하반기 중국에 200만달러를 투자해 건축면적 1만㎡(약 3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중국은 물론 아시아 곳곳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장이 들어설 곳은 톈진에서 약 800km 떨어진 옌타이가 유력하다. 광동제약은 최근 몇 년간 중국 투자 방침을 세우고 현지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해에는 톈진에 공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수질이 좋지 않아 음용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내려져 투자를 보류해왔다.

최 회장은 "내년 하반기 투자를 시작하고 허가 과정을 거쳐 2011년께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장에서는 우황청심환, 쌍화탕 등 의약품을 비롯해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히트 상품을 모두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식사 전후로 옥수수수염차가 중국인 입맛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올해 73세를 맞은 최 회장에게 중국은 단순히 큰 시장이 아니다. 제약 인생 40년의 남은 승부처다. 최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 앞에 고희(古稀)의 나이따윈 중요하지 않다.

중국 투자가 끝나면 자신이 직접 CF에도 출연하겠다고 호언한다. 오너가 직접 제품을 팔면 그만큼 신뢰가 더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는 아직 생산 시기가 멀고 시시각각 음료 시장이 변해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중국 마케팅이 잘 되면 옥수수수염차를 월간 1억병 파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최 회장의 자신감은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에서 잘 나타난다. 이 제품은 출시 6개월만인 올 1월 월간 판매량 1000만병(340㎖)을 돌파하고 9월에는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다. 이 추세대로면 연말까지 1억3000만병도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옥수수수염차의 판매 호조로 올해 경영계획도 대폭 수정했다. 당초 2432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으나 얼마전 2700억원으로 약 300억원을 높여 잡았다. 모두 옥수수수염차 덕분이다.

비타500, 옥수수수염차에서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 광동제약의 정체성 혼란이 지적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최 회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음료사업에서 돈을 벌어 제약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면 국민 건강 발전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 최 회장은 합리적 경영이라고 여긴다.

머지 않아 음료 대박 이후 R&D 결실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한 우수 인력을 스카웃 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5년 내에 전혀 예상못한 깜짝 놀랄만한 신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음료업계에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최 회장은 비타500의 성공 이후 미투제품, 이른바 '짝퉁'이 범람하고 옥수수수염차 역시 이름마저 똑같은 제품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재벌 기업에서 독창성 없는 유사제품이 나오는 건 전문경영인들이 단기실적에 집착해 오직 돈만 벌면 된다는 심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너들이 5년, 10년을 내다보고 그 회사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제품을 개발하라고 계열사 사장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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