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콜시장 개편 칼 빼들었다

머니투데이 황은재 기자 | 2007.09.18 13:38

"내년부터 콜자금 결제시간 3시간 앞당겨"..외은 참여 배제 목적

한국은행이 콜시장 개편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당장 내년부터 콜자금의 결제시간을 오후에서 오전으로 세 시간 가량 앞당길 예정이다. 한은은 오후에 각종 결제가 집중되는 위험을 분산하기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콜 시장을 개편하기 위한 성격이 강해 보인다.

콜시장 개편의 첫번째 타겟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이다. 자금 결제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그동안 외은지점에 콜 자금을 공급해온 투신권의 자금 공급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 외은지점이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과 자금시장에 따르면, 2008년부터 은행들의 콜자금과 어음교환에 따른 차액결제 시간이 현행 오후 2시30분에서 오전 11시30분으로 앞당겨진다. 19개 국내은행과 33개 외국계은행이 대상이다.

다만 외은지점에 적용되는 1시간 대기시간제도는 현행대로 유지돼 외은지점은 12시30분까지 자금 결제가 가능하다. 한은 금융망(BOK와이어)을 통하지 않는 콜자금 차입이나 외환, 증권거래 등의 결제 자금은 종전대로 오후에 이뤄진다.

한은 관계자는 "2시30분 이후 결제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어 이를 분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은 지점을 콜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투신과 외은지점과의 콜 거래는 오전에 네고를 한 이후 오후에 결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결제시기를 앞당긴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의 해명과 달리 자금시장에서는 콜자금 결제 시간 조정은 결국 외은지점을 시장에서 배제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투신권과 외은 간의 자금 결제가 대부분 대기시간인 오후 4시 전후에 이뤄지고 있어 결제시간이 앞당겨질 경우 투신사가 공급하는 콜 수급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외은지점에 적용되는 콜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결제시간이 앞당겨지고 투신권의 자금사정이 확정되기 전에 결제를 해야하는 만큼 콜을 조달해야하는 외은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햇다.

한은도 결제리스크 분산을 강조하면서 외은지점이 콜 사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 관계자는 "외은들이 본점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외은들의 콜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외은들이 투신권의 자금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시중은행의 자금 사용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자금시장 관계자는 "외은들이 투신권보다는 은행쪽 자금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은행도 지준 의무가 있는 만큼 외은지점에 넉넉한 자금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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