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스왑시장 참여 금융시장별 파장 엇갈려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9.17 14:56

스왑시장, 한은 긴장감 지속..FOMC가 최대 변수

한국은행의 스왑시장 참여가 스왑·외환·채권시장 등에 미치는 파장이 각 시장별로 엇갈린 가운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11일 스왑시장에 참여한 이후 스왑시장은 물론 채권시장과 외환(현물환) 시장이 한바탕 출렁였다. 한은이 스왑시장에서 현물환을 팔고(원화 매수) 선물환을 사는 `Sell&Buy` 스왑을 했고 이로 인해 통화안정증권 발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채권 금리가 내렸다. 스왑시장의 달러 부족에 대해 한은이 숨통을 터 주자 환율은 하락 쪽으로 기울었다.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는 스왑베이시스(통화스왑금리-이자율스왑금리)는 여전히 축소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스왑시장 조정·환율 하락` 지속..금리는 되돌림

한은의 스왑시장 참여로 스왑시장은 직접 영향권에, 외환(현물환) 시장은 간접 영향권에 들어가 있고 채권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독자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5.60원이었던 3개월 스왑포인트(현물환율-선물환율을 금리로 표현)는 14일 현재 -3.30원으로 사흘동안 2.30원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1년 스왑베이스는 -158bp에서 -118bp, 2년 스왑베이시스는 -141bp에서 -100bp로 크게 줄었다.

시장 자율적인 스왑포인트 및 베이시스 축소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한은이 직접 참여,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스왑시장에서 부족한 달러를 한은이 공급한 결과가 되면서 환율 상승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와 현물환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11일 936.3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4일 현재 928.30원까지 내렸다. 14일에는 정부가 현물환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환율 하락의 기세가 거세다.

채권금리는 스왑시장 참여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한은 스왑시장 참여 이후 12일 5.36%까지 내렸던 국고채 5년 금리는 14일 다시 5.39%로, 11일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 스왑시장, 한은 `경계` 지속..`FOMC`가 최대 변수


스왑시장은 당분간 한은의 견제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스왑포인트와 CRS(통화스왑) 금리가 계속해서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돌려세우며 스왑베이시스는 축소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FX스왑(외환스왑)뿐 아니라 CRS 전 구간에 걸쳐 전방위적 개입(참여)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어 스왑시장의 한은에 대한 긴장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25bp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스왑베이시스는 그 수준만큼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0bp 금리를 내리면 축소 폭은 더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스왑베이시스는 1년물을 기준으로 지난 8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인 -90bp로까지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현재 스왑베이시스는 워낙 벌어진 상태여서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물 외환시장은 한은의 스왑시장 참여와 거리를 두면서 FOMC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최근 환율 하락이 스왑시장 참여 영향이 아닌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무게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환율 하락의 배경에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한은의 스왑시장 개입이 공교롭게 겹쳤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 환율 936원에서 928원까지 끌어내린 것은 거의 역외였다"며 "외환 시장은 스왑시장 개입이 문제가 아니라 다가오는 FOMC가 최고의 이슈"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한 쪽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포지션을 정리(언와인딩)하는 모습이 감지됐었다"며 "FOMC에서 어느 정도 금리를 내릴지, 그리고 이후 어떤 스탠스를 내비칠지가 외환시장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한은의 스왑시장 개입 영향권에서 벗어나며 미국의 금리 인하 수준과 그 이후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채권딜러는 "금리 25bp 인하가 무난해 보여 그로 인해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로 연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과연 25bp 인하 이후 미국이 인하 추세로 계속 가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 FOMC를 보면서 가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