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iN]ETF 투자, 제대로 효과 보려면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 2007.09.18 12:17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1600선까지 하락,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면 지수는 단지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하락을 시작한 시점에서 다시 2000을 회복한 시점까지의 수익률은 0%다.

적립식으로 인덱스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수익률은 어떨까. 같은 기간 인덱스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지수 상승률은 0%이지만 투자자는 플러스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수가 2000을 밑돌 때 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당시 지수에서 2000까지의 상승률만큼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흔히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시장 상승률만큼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펀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원하는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것도 ETF의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트머니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의 2004~2006년 평균 수익률은 연 12.30%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10.89%를 웃돌았고, 이는 펀드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와 세제 혜택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수 ETF에 투자자금을 단순히 넣어두는 것으로는 인덱스펀드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 ETF, 나에게 맞는 상품일까

평소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10% 이하로 낮은 소심해 씨.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전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투자 철칙이다.

시장 수익률에 만족할 자신이 있었던 소심해 씨는 지난 8월 코스피지수가 1700 아래로 밀렸을 때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했다. 적어도 지수가 2000을 다시 돌파할 때까지 묻어둘 생각으로 투자를 강행했지만 한 달 가량 소심해 씨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 안착도 힘겨운 모습을 보이자 주가가 오를 때면 일단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이다. 1년 이상 묻어두기로 했던 당초 결심과 달리 주가가 밀리면 불안하기만 하다. 분할 매수할 생각으로 일부 투자자금을 남겨뒀지만 추가 매수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최초 매수 때보다 높은 가격에서는 손해보는 듯한 생각이 들어 손이 나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ETF가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상품의 특성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보다 개인적인 성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ETF의 매매 편의성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장기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투신사의 인덱스팀 관계자는 "ETF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원하는 가격에 장 중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다"며 "펀드에 비해 거래가 편리한 점은 ETF의 장점이지만 단기적인 등락에 휘둘리는 투자자라면 펀드를 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균 한국증권 상품개발부 투자교육팀장은 "인덱스펀드가 하루에 한 번만 거래할 수 있는데 반해 ETF는 하루에도 수 차례 매매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ETF를 주식처럼 단기매매에 활용하는 것은 상품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 펀드처럼 정기적으로 매수해야

ETF로 펀드 투자의 효과를 내려면 적립식 펀드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마다 매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소심해 씨와 같이 첫 매수 후 지수가 오르기만을 기다리면 주가 변동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충분히 얻기 힘들다. 첫 거래보다 ETF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는 매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김균 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인덱스펀드와 ETF의 기대수익률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적립식 펀드와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ETF도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매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인덱스펀드 중 상당수는 수동적으로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가기보다 매니저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종목을 교체, 적극적인(Active) 운용 방식을 취하고 있어 ETF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한다.

◇ 운용 현황, 지수와의 괴리 여부 살펴야

ETF를 매수하기 전에 운용 현황과 유동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특히 ETF의 가격이 해당 벤치마크 지수를 얼마나 충실하게 추종하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

ETF의 가격은 자산운용사가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벤치마크 지수와 트래킹에러가 나지 않도록 운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김균 팀장은 설명했다.

매수를 결정하기 전에 과거 운용 현황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를 평가할 실력을 갖추지 못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적어도 벤치마크 지수와 ETF 가격 사이에 큰 괴리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유동성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ETF는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수급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지수와 엇박자를 내는 경우도 있다.

또 충분한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매도할 때 차익을 실현하기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 ETF란? 상장지수펀드(ETF)는 특정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 주식과 같은 형태로 거래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일반적인 인덱스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매매를 할 수 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배당도 받을 수 있다. 장중 실시간으로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HTS나 전화 등으로 주문을 낼 수 있다. 운용 보수가 펀드에 비해 낮고, 농특세를 포함한 거래세가 면제되는 등 비용 측면에서 펀드보다 유리하다. 국내에는 코스피200지수와 각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포함해 총 21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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