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특별법 '설전'··빛바랜 李 호남 방문

전북 부안=오상헌 기자 | 2007.09.17 14:28

李, 호남 민심잡기 '새만금' 찾아...전북지사와 새만금특별법 '공방'

▲ 17일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한나라당 '민생경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가운데). 왼쪽은 강재섭 대표, 오른쪽은 이재오 최고위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7일 세 번째 지방 '민생탐방'을 위해 전북을 찾았다.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호남 지역 '민심잡기'의 일환이다.

이날 오전 전북 부안 새만금을 방문한 이 후보는 가력배수갑문유지사무소에서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최고위원회의를 겸해 '새만금개발과 지역발전'을 주제로 심층토의도 진행됐다. 김완주 전북지사와 새만금사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와 김 지사 사이에 벌어진 '설전'과 미묘한 '신경전'으로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양측이 '새만금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원인을 두고 책임공방을 벌였기 때문. 썰렁한 분위기 탓에 추석 전 호남 민심을 보듬으려던 이 후보의 의도도 빛이 바랬다.

◇李, '새만금' 근본재검토= 이 후보는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새만금은 한반도의 '창조적 대개조'의 한 일환"이라며 집권시 "새만금 사업 목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당초 농토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변화된 여건을 고려해 새로운 발전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새만금용지 중 70%는 농지로, 나머지 30%는 산업·관광·도시·환경용지로 활용한다는 정부의 개발 방향에 '딴죽'을 건 셈. 이 후보는 "30% 중에서 환경지대를 빼면 사람이 쓸 땅이 채 1000만평이 안 되더라"며 "실질적 발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전북의 입장, 국가적 입장에서 함께 뜻을 모아 실질적인 사업의 윤곽을 확정짓고 검토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거듭 사업 목적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 두바이 관계자 '새만금'에도 관심(?)= 이 후보는 새만금 사업의 '국제화' 필요성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업(새만금)을 국제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자본 투자를 제안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는 "두바이 국제금융 관계자가 찾아와 새만금 얘기를 하더라"며 "'이 후보가 이 일을 맡아서 하면 우리가 외자를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앞서 자신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서도 두바이 금융관계자와의 면담 사실과 함께 '투자의향서'를 받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새만금 사업에 외국 자본도 들어와야 한다. 100% 국내 자본으로 한다는 것은 꿈이다"면서 "이 사업을 국제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완주 전북지사의 발언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명박 후보.

◇ 李 "김 지사 정치논리 벗어나라"= 새만금개발과 지역발전을 주제로 이어진 토론에서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5월 제출돼 6월 말부터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새만금특별법'이 '사단'을 낳았다.

새만금사업 현황 설명에 나선 김 지사가 "한나라당이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해놓고 법사위에서는 반대해 통과가 못 됐다"며 "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전북 도민의 분노에 당면할 것"이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강재섭 대표는 "오늘 후보를 모시고 온 것은 정기국회때 (통과)해주기 위해 온 것인데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아 안 되고 있고, 안 해주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가끔 지사께서 말실수를 많이 하는데 이런 실수 안 했으면 좋겠다. 제가 화가 많이 났다"고 맞받으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여기에 이 후보도 "정치적으로 누가 방해하네, 도민이 분노하네 (이런 말은) 저도 귀에 거슬렸다. 정치적 발언이다. 김완주 지사는 정치논리를 벗어나라"고 거들고 나서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김 지사도 이에 대해 "제가 정치적 발언 한 것으로 오해하는데 정치적 발언이 아니다.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 달라는 것이고 특별법 꼭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말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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